본 연구는 농촌지역 여성 독거노인의 웰에이징을 위한 인문융합치료 프로그램 참여 경험의 의미를 자기치유 관점에서 분석한 질적 사례연구이다. 연구의 목적은 농촌지역 여성 독거노인의 웰에이징을 위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그 경험을 인문융합치료의 자기치유 관점에서 분석하는 데 있다. 연구참여자들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자기 삶의 내러티브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자기 이해, 성찰, 창의성 발현, 자기 내러티브 재구성, 공존을 경험함으로써 자기치유로 나아갈 수 있었다.
한국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노인 인구 증가가 증가하며 노화와 노년에 대한 다양한 담론과 논의가 이루어졌다. 노년의 주제는 성공적 노화, 활동적 노화, 생산적 노화, 창조적 노화 등 다양하며 어떻게 하면 노년의 삶을 건강하게 활동하며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노화에 대한 다양한 담론은 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지만, 노화에 관한 객관적 기준을 강조함으로써 주관적으로 다양한 노화의 고유한 특성을 배제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노년은 사회의 문제 이전에 개인이 겪는 문제이며, 사회복지 측면에서 바라보면 보호받아야 할 객체이지만 인간 존재론적 관점에서 보면 고유한 삶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주체이다.
이에 본 연구는 웰에이징을 위한 인문융합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노년에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고 내러티브를 재구성함으로써 자기치유의 경험을 살펴보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다. 인문융합치료는 인문, 예술, 심리, 상담 등 다양한 분야들을 융합하여 연구참여자의 내러티브를 탐색하고 재구성하려는 시도이다. 인문융합치료의 치료는 전인적 건강 회복과 인간성 회복을 의미하며 치료보다는 치유로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인문융합치료는 치유의 주체를 내담자로 보며 자기치유를 지향한다. 인문융합치료에서 말하는 자기치유는 네 가지 개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연구참여자는 치유의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스스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치유하는 내적 과정이며, 보편적인 기준으로 정상성을 강조하기보다 개인의 고유성 회복에 초점을 둔다. 또한 창의적 자기표현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자기 내러티브를 재구성하고 공존적 존재로의 회복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연구자는 농촌지역 여성 독거노인 3명의 연구참여자를 선정하고 인문융합치료 프로그램 참여 경험과 자기치유로서 경험의 의미를 질적 사례연구로 분석하였다. 자료수집은 2022년 11월부터 2023년 4월에 걸쳐 이루어졌다. 프로그램은 총 10회기, 1~2주 1회기, 매회기 60~90분 진행되었으며 수집된 자료는 프로그램의 진행 과정에서 생산된 활동 대화, 활동 작품, 연구자의 연구 및 성찰 노트, 관찰자 노트, 비형식 면담 기록 등이다. 자료 분석은 인문융합치료 참여 경험을 자기치유 관점에서 사례를 분석하는 과정에서는 개방코딩, 범주화, 주제화의 귀납적 과정을 통해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는 웰에이징을 위한 인문융합치료 프로그램 구성과 프로그램 참여 경험의 의미를 자기치유 관점에서 분석함으로써 두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4장과 5장에 각각 기술하였다.
웰에이징 인문융합치료 프로그램 참여 경험의 의미를 살펴보면 '자기 이해', '창의성 발현', '자기 내러티브 재구성', '공존의 경험'4개의 의미 범주로 나타났다.
첫째, '자기 이해'는 생애 회상, 관계 탐색, 명화 미술치료와 4컷 만화 등 언어와 비언어 소통을 통해 가능했다. 다양한 인문학적 접근은 지난 기억을 떠올리고 표현하게 하며, 현재 시점에서 그 시간을 재해석함으로써 통합적 자기 이해를 도왔다. 자기 이해는 치유 과정의 선행단계로서 자기 내러티브 재구성의 바탕이 된다. 자기 이해를 이끈 핵심범주는 '삶의 희로애락 회상', '가부장제에서 여성의 정체성 자각'이다. 핵심범주를 이끈 하위범주는 다음과 같다. '삶의 희로애락 회상'은 자녀를 통해 알게 된 삶의 보람과 기쁨과 머물러 있는 삶의 아픈 기억이다. '가부장제에서 여성의 정체성 자각'은 돌봄과 인내를 미덕으로 앎, 가족의 인정과 기대에 기댄 삶, 교육 및 경력 기회의 제한으로 나타났다.
둘째, '창의성 발현'은 예술을 활용하여 드러나지 않은 내러티브를 드러내고 창조적인 자기표현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자기치유로 나아가게 했다. 창의성 발현을 이끈 핵심범주는 '예술의 감각적 경험', '창조적 자기표현'이다. 그에 따른 하위범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예술의 감각적 경험'은 예술로부터 얻는 긍정 정서와 노스탤지어를 통해 돌아본 삶의 의미이다. '창조적 자기표현'은 예술로 승화된 생애 욕구와 작품에 투영된 내적 소망으로 나타났다.
셋째, '자기 내러티브 재구성'은 통합적 자기 이해와 자기성찰을 통해 가능했다.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의 내러티브를 재구성하고 새롭게 창조하는 과정에서 자기치유를 경험했다. 자기 내러티브 재구성을 이끈 핵심범주는 '자기 고유성 회복', '서사의 변용과 창조'이다. 먼저 '자기 고유성 회복'을 이끈 하위범주는 사회적 관념을 깨고 주체성 발현, 부정적 자기 인식을 넘어 긍정적 조망이다. 그리고'서사의 변용과 창조'는 흩어진 기억의 통합과 삶을 재조명하는 의미 발견이다.
넷째, '공존의 경험'은 인문융합치료의 핵심인 공존을 통한 자기치유로서의 경험이다. 개인은 타자의 시선을 통해 자신을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균형과 조화의 주체를 회복함으로써 주체성을 회복할 뿐 아니라 타자 지향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공존의 경험을 이끈 핵심 주제는'공동체 소속감과 연결성', '타자와의 동행'이다. 그에 따른 하위범주는 '공동체 소속감과 연결성'은 상호지지 속 정서적 유대감과 나를 일으키는 삶의 동반자이다. '타자와의 동행'은 삶의 지혜를 계승하기와 더불어 나누며 가꾸는 삶으로 나타났다.
결과에 따른 본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노년의 웰에이징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단일중재 방법이 아닌 다양한 학문 간 융합을 통한 인문, 예술을 융합 접근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셋째, 인문융합치료의 자기치유의 개념을 정리하고 이론화하여 인문융합치료 프로그램 참여 경험의 의미를 살펴보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넷째, 본 연구는 찾아가는 프로그램으로서 정책적으로 소외되고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의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웰에이징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