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재한 고려인 동포 초등학생의 정체성 형성을 위한 음악교육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있다.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 학생의 일부로 존재했던 고려인 아동은 그 수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고려인 동포'라는 집단이 되어 새롭게 우리 사회와 교육의 구성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고려인 1세대, 2세대와는 다르게 1.5세대라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나 중앙아시아지역에서 태어나 국내로 이주해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이들의 정체성, 민족, 국가의 의미가 이중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개인이 이주의 경험을 해석하고 주변 또래, 가족들과 공유하는 행위를 통해 각자가 적응하는 과정이나 정의가 달라질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재한 고려인 동포 초등학생들이 이러한 이주의 경험을 설명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음악교육 활동'으로 한 수업의 내용에 초점을 맞추었다. 음악교육 활동은 아동들의 정체성 발달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언어적인 장벽을 넘어서 예술적 감수성과 인간의 본능에서 오는 음악성을 이끌어내어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초월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아동들이 음악교육을 통해 주체가 되어 그들의 일상에서 오는 경험들을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체성을 주체적으로 형성하는 방식과 그 특징을 연구하였다(김다현, 2022).
본 연구는 인천광역시 남동구 N동 고려인 밀집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여기에 거주하는 고려인 재외동포 아동들이 재학하고 있는 초등학교에서 실행할 수 있는 음악교육 활동 프로그램을 수업 지도안 형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려인 아동들은 학교에서는 한국의 문화와 교육, 언어를 사용하며 생활하고 하교 후에는 본국의 문화와 언어를 사용하며 국가를 오가며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아동들은 그 사이에 '우리'라는 범주를 정해서 정체성의 근간이 되는 본인 자신이 친숙하게 느끼거나 좋아하는 요소들을 정의한다. 이때 여기서 말하는'우리'라는 것은 그 경계가 자주 바뀌고 하나의 국가나 민족으로 정의내릴 수 없다는 점에서 혼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재한 고려인 동포 초등학생들이 한민족인 동시에 이주민이라는 점은 이들에게 특정한 민족정체성에서 오는 행동과 이에 따른 관습적 태도를 요구하는 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선은 아동들에게 행동에 대한 제한을 주는 것이며 동시에 정체성의 긴장을 유발한다고 볼 수 있다.
재한 고려인 동포 초등학생들의 이러한 경험을 가지고 음악교육 활동을 통해 또래집단과 공유하며 제약과 긴장감을 해소하고 일상에서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스스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과정을 담아내는 것에 의의가 있다. 또한 재한 고려인 동포 초등학생들이 지배적인 문화에 수동적인 태도로 적응해나가고 동화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이주의 환경에서 비롯되는 혼성성을 자신이 스스로 정체성에 대한 기반으로 보유하는 주체적인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