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경영환경 하에서 글로벌 무한 경쟁이 일상화되고 기업들은 위기극복을 위하여 부단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으며, 우수한 인적역량을 강화하고 이들의 유지 및 관리를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최근 들어 병원의 이직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제조업을 비롯한 여타 산업에 있어서도 일부 형태는 다르지만 유사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조직이론 분야에서는 직무설계와 이직과의 인과관계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해왔는데, 시발점이 되는 연구는 Turner and Lawrence(1965)이다. 이를 이은 Hackman and Oldham(1976, 1980)의 직무특성 이론은 조직이 갖고 있는 직무의 특성이 구성원의 심리상태에 미치는 영향 및 성과와의 관계를 설명한다. 이직의도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의료, 사회복지, 교육, 호텔 등 감정노동을 위주로 하는 서비스업을 위주로 이뤄져 왔으며, 제조업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또한 Krausz et al.(1995)은 병원의 직무특성과 이직의도의 관계를 실증한 대표적인 연구로 알려져 있지만, 두 변수의 인과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매개효과는 고려하지는 않았다.
본 연구는 직무특성, 직무만족, 조직몰입과 이직의도와의 인과관계를 살펴보고, 직무만족과 조직몰입이라는 태도변수가 직무특성과 이직의도 간의 관계에서 매개효과를 나타내는지 알아보았다. 또한 업무량과 성장욕구라는 변수가 직무특성과 이직의도 간의 관계에서 조절효과를 나타내는지 살펴보았다.
기존 선행연구와의 차이는 직무특성과 이직의도 간의 관계에서 직무만족과 조직몰입의 매개효과, 업무량과 성장욕구의 조절효과를 동시에 다루고 있으며, 연구대상을 병원과 제조업 두 개의 집단으로 하여 실증연구를 통해 산업간 차이를 연구하였다는 점이다. 또한 연구대상 직종에 있어서, 병원의 경우 선행연구는 주로 간호직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행정직과 진료지원직까지 확대하고 제조업도 전 직종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 결과, 직무특성이 직무만족, 조직몰입, 이직의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연구가설은 부분적으로 지지되었다. 직무특성의 하위변수인 직무다양성(skill variety), 직무정체성(task identity), 직무중요성(task significance), 자율성(autonomy), 피드백(feedback)에 있어서 산업간 차이를 보이며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특성과 이직의도 간의 직무만족과 조직몰입의 매개효과는 일부 하위변수를 통해 나타났으며 산업간 차이를 보였다. 업무량과 성장욕구의 조절효과는 제한적 상황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 부가적으로 병원에서 직종과 성장욕구 간의 인과관계는 유의하며, 이는 조직의 관리행동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와 같은 결과를 통해, Hackman and Oldham(1976, 1980)의 직무특성 이론에서 직무특성이 태도변수를 설명하기에는 적절하나 이직의도와 같은 행위의도변수를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동서양 문화의 차이, 개인과 조직의 유효성 등을 감안하여 직무순환제도와 전문가제도의 개선을 고려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