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연구자의 작품을 중심으로, 히스테리와 그 파생 이론에 기반하여 동시대 미술에 나타나는 구상화와 해체 등의 논제를 탐구하였다. 히스테리 이미지와 여성 주이상스와의 연관 관계를 고찰하며, 이를 작품 제작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연구한다.
이와 관련하여 히스테리 연구의 발전을 중심으로 연구자의 작품에 드러난 구성성과 관련하여 히스테리 이미지가 수동적인 것에서 주체적인 것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세 가지 측면에서 논의하였다.
본 연구는 샤르코의 '대 히스테리 발작 모델' 이론에서 제시한 히스테리 환자에 관한 '표본' 정의에서 타자가 히스테리를 이용하여 여성을 통제하는 과정을 도출하였고, 이러한 정의는 여성이 수동적인 위치에 놓이도록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구성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은 연구 작품 〈백일몽〉을 제작할 시기의 작품 주제이며, 작품 〈백일몽〉은 히스테리 상태의 패닉과 주체의 불만을 작품 제작 과정을 통하여 보여준다. 이처럼 샤르코에 의한 히스테리의 표준 모델이 널리 알려지며 후대 예술가들에게 이미지의 시각화를 제공하게 되었다. 이러한 특수성에서 보편성을 찾아 정의한 것을 디디 위베르만이 '상(相)'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그러므로 디디 위베르만은 샤르코가 정의한 히스테리를 예로 들어 '상(相)'의 단편성과 그것을 어떻게 일반화시켜 '신중하지 못한 유사함'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의 인식에 영향을 주고, 보여지고 있는 대상의 일면에 대중의 주체에 대한 인식을 고정시켰다.
본 연구자는 작품 〈프레임〉을 제작하던 시기에 규범에 관한 도발, 혹은 편견을 깨려는 것을 의도하였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서 제시한 억압과 갈등을 히스테리의 원인으로 본 관점은 사람들이 병든 신체의 내적인 갈등에 주목하도록 유도했다. 디디 위베르만의 이미지학 연구에서도 언급했듯이, 디디 위베르만은 히스테리에 내재된 갈등이 시각적인 수준에서도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히스테리 이미지에서의 갈등과 억제의 공존 상태가 시각적으로 강렬한 충격을 가져다주는데, 이는 예술가들이 히스테리 이미지에 계속 관심을 가지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하였다. 프로이트는 히스테리를 의사가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라, 환자 자신의 무의식과 사회규범 사이의 대립으로 보았다. 이 부분이 바로 히스테리 개념이 수동적인 것에서 능동적인 것으로 전환되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프로이트는 히스테리의 주체가 어떻게 규범에 얽매여 있는지를 규명하는 동시에, 주체를 규범에서 해방시킬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였다. 〈프레임〉 연작의 모티프는 고착된 '상'이며 구성의 단편성으로 부각시키고, 기존의 고정 관념을 해소시킨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라캉의 이론에서 '여성 주이상스'와 엘렌 식수의 '여성이 여성을 쓴다'라는 두 개념의 공통점을 통해 작품 〈놀이공원〉 연작에 관하여 연구하였다. 라캉은 히스테리를 성화와 연결시키고, 여성과 남성의 차이점은 남성이 팔루스(Phallus)에 의해 통제되는 반면, 여성은 자신의 일부가 신체의 외부에서 떠돌아다닌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그는 완전치 못한 여성이 팔루스의 결함을 더 쉽게 발견하고 의심할 수 있으며, 히스테리의 증상이 팔루스에 대한 도전이자 규범을 파괴함으로써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개념을 페미니즘 이론과 연관하여 히스테리의 병적인 증상에 내재된 상징적 의미를 고찰하였다. 히스테리 환자는 기존 규범이 수용할 수 없는 몸의 언어를 통해 팔루스의 권위로부터 탈피에 성공하였는데, 이는 여성만이 가진 힘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히스테리는 새로운 삶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라캉의 주이상스 이론에서는 성화를 기반으로 팔루스 주이상스와 팔루스를 넘어선 여성 주이상스, 이렇게 두 개념을 제시하였다. 히스테리로 대표되는 욕망과 의지가 바로 여성 주이상스로 가는 힘이라고 주장하였다. 작품 〈놀이공원〉은 연구자는 '정통', '상징성'으로 대표되는 개인적인 여성 이미지에서 신체와 히스테리에서 파생된 상징을 해체하였다. 이로써 주체가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창조하려는 의지를 표현하였다. 그리고 작품을 통해 타자로부터 답을 찾을 필요가 없는 여성 주이상스의 힘을 보여주고자 했다.
히스테리 이론에서 출발하여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은 연구자가 지속적으로 규범의 경계를 모색하고 그 경계를 넘어서 탐색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연구자는 앞으로 여성 주이상스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하여 작품 제작의 과정에서 내면 깊은 곳에 내재된 자유를 표현하며, 끊임없이 변화와 새로움을 모색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