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서도소리를 활용한 국악교육 연구를 그 목적으로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초·중학교 음악 교과서에는 서도민요가 〈싸름〉·〈금다래꿍〉·〈풍구타령〉·〈해주아리랑〉·〈몽금포타령〉·〈자진배따라기(봉죽타령)〉·〈수심가〉 총 7곡이 수록되어 다른 지역의 민요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서도민요는 20세기 초까지 대중으로부터 사랑받는 노래였으나 분단 이후 남쪽에는 향유층이 적다 보니 교과서에서조차 외면받고 있다. 우리 민요는 지역별로 경토리, 육자배기토리, 메나리토리, 수심가토리 등 네 권역(또는 제주민요까지 다섯 개 지역)으로 나뉘는데, 그 가운데 수심가토리가 교과서에서 적게 활용되다 보니 학생들이 여러 지역의 토리를 균형 있게 배울 수 없는 한계가 있어 균형있는 토리 학습을 위한 서도소리 제재곡 개발이 필요하다.
서도소리는 서도민요 외에도 서도잡가인 좌창과 입창(선소리 산타령), 시창과 송서, 배뱅이굿 등 다양한 갈래가 존재하는데 그동안 음악 교과서의 제재곡은 민요만 활용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유용한 제재곡 개발을 위해 서도민요 외에도 서도잡가와 배뱅이굿까지 제재곡 선정 대상을 확장하였고, 제재곡 선정 기준을 세워 서도민요 14곡, 서도잡가 〈날찾네〉와 〈서도놀량〉, 배뱅이굿의 〈지타령〉과 〈둥둥타령〉 등 총 18곡을 활용하도록 제안하였다.
서도소리가 지금까지 교과서에서 활용되지 못했던 또 다른 이유는 서도소리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떠는 시김새에 대한 학습 위계가 세워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 학습 위계를 세우기 위해 '치켜 떨기'와 '감아 떨기' 두 유형의 떠는 시김새를 학습 과제로 제시하였다. '치켜 떨기'는 단전의 힘을 이용하여 처음 낸 음보다 한음 정도 위로 치켜올리며 잘게 떠는 시김새이다. 기호는 人人를 제시하였다. 기존의 시김새 기호는 치켜 떠는 시김새의 특징이 제대로 시각화되지 못해 다른 지역의 떠는 시김새 기호와 구별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는데, 본 연구에서 제시한 기호는 그 단점을 보완하여 이미지화했다. '감아 떨기'는 단전의 힘을 이용하여 처음에 낸 음에서 한 음 위로 올라갔다 다시 제자리 음으로 내려오기를 반복하면서 표현하는 시김새이다. 기호는 Ꮽ를 제시하였다. 이 두 시김새를 난이도에 따라 기초와 심화과정으로 구분하였고, 선정된 14곡의 서도민요 제재곡에 대해 지도 방안을 제시하였다.
서도민요 기초과정은 '치켜 떨기'를 3회 이하로 표현하도록 제시한 곡으로 하고, 심화과정은 '치켜 떨기' 4회 이상, 치켜 떨기가 3회 이하인 경우도 '감아 떨기'와 혼재해 표현하도록 제시한 곡으로 하였다. 기초과정 제재곡 〈굼베타령〉·〈풍구타령〉·〈개타령〉·〈금다래꿍〉·〈배꽃타령〉·〈해주아리랑〉 6곡과 심화과정 제재곡 〈싸름타령〉·〈느리개타령〉·〈배치기〉·〈물레타령〉·〈자진난봉가〉·〈사설난봉가〉·〈긴아리·자진아리〉·〈수심가〉 이상 8곡을 2022 개정 교육과정 연주·감상 영역의 성취기준에 맞게 지도하도록 설계하였다.
다음으로 서도잡가와 배뱅이굿의 지도 방안을 제시하였다. 서도잡가와 배뱅이굿을 학교 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것은 학생들이 전통 가창 문화의 다양성을 인식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크다. 서도잡가인 〈날찾네〉는 노랫말에 나오는 고사를 학습하고 '내가 음악평론가'라는 활동을 통해 전통음악의 갈래에 대한 이해를 학생 스스로 찾도록 설계하였다. 〈서도놀량〉은 소고춤 학습에 활용하도록 동작 여덟 가지 제시하였고, 봉산탈춤 3과장과의 연계 학습을 통해 우리 문화의 다양성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였다. 배뱅이굿은 서도 판소리로 분류하는데 〈지타령〉을 활용하여 판소리, 휘몰이 잡가 등과 비교하도록 하였다. 배뱅이굿 중 〈둥둥타령〉을 활용한 활동은 〈원주 둥개타령〉, 서양의 〈요람의 노래〉 등을 감상하며 다양한 문화권의 아이 어르는 소리를 경험하도록 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영역은 연주, 감상, 창작으로 구분되는데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생활화 영역 대신 창작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창작 영역 활동을 제재곡 중심 창작과 융합 창작으로 구분하여 지도 방안을 설계하였다. 제재곡 중심 창작 활동으로 즉흥 표현하기, 모방하기, 사설 정간보를 활용하여 노랫말 창작하기, 장단 정간보를 활용하여 창작하기, 음악 요소를 활용하여 악곡 만들기, 국악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기 등 악곡의 일부 바꾸기 활동 등을 제안하였고, 융합창작 활동으로는 국어 교과 융합 음악극 만들기, 매체(유투브, 챗GPT, AI 등)를 활용한 교과 융합 활동, 지속가능성 교육, 통일 대비 교육, 체육 교과 융합 소고춤 창작 등을 제시하였다. 특별히 STEAM 융합 활동은 과학, 기술, 음악 수업의 지도안을 제시하여 구체화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서도소리 제재곡이 2022 개정 교육과정 음악 교과서 제작에 반영되어 학생들이 국악 수업을 받는 과정에서 다양한 지역의 토리를 균형 있게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학생들이 국악 수업을 받는 과정에서 우리 음악의 소중함을 깨닫고 우리 문화를 존중하는 어른으로 성장하여 국악을 향유 하는 것이 고급스러운 취미로 여겨지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