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인구의 수도권 쏠림 현상과 이로 인한 지역소멸위기에 중앙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핵심 인적자본인 청년인구를 유입시키기 위해 다양한 대상을 고려해 지방으로의 이주·정착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원책은 청년유출의 관점, 창업·고용정책 중심의 경제적 측면에만 집중됨에 따라, 청년세대의 특성에 대한 이해나 청년들이 실제 살아갈 지역사회 내에서의 경제적·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고려가 미흡한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청년의 지방이주와 정착을 돕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실질적인 참여와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그리고 개인 등 다양한 주체들 간 상호연계 및 협력을 유도하는 로컬거버넌스 형성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즉 로컬거버넌스 형성이 청년과 지역사회 간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며, 다양한 관계망과 자원의 층위 형성, 결과적으로 청년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지역적인 파급효과를 미친다는 관점에서 사례연구를 진행하였다. 결과적으로 지방이주청년의 지원을 위한 지역사회 차원에서의 지원체계 구축과 로컬거버넌스 형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먼저 이론적 고찰을 통해 인구이동에 대한 주요이론을 기반으로 수도권으로의 인구이동과는 다른 청년인구의 지방이주 현상 및 원인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다. 청년이 수도권이나 대도시로 이동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일자리, 소득, 교육의 기회, 교통 등 경제적 요인이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년이 도시를 떠나 지방으로 이주하는 주요 원인은 삶의 질, 지역 커뮤니티, 사회적 관계망 등 비경제적 요인이 이주 의사결정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실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간 협력구조를 가진 일본 도쿠시마현 가미야마정과 완주군 고산면 사례를 연구대상으로 선정하고, 지방이주청년 지원체계 형성과정과 지원체계에서의 주요부문별 지원 내용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사회연결망 분석을 통해 실제 형성된 로컬거버넌스의 구조적 특성과 참여주체의 지위 및 역할, 활동특성 등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첫째로 두 사례 모두 지방이주청년 지원체계 형성과정에서 공공부문과 시민 및 민간부문 간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지역사회 내·외부의 역량 있는 인적자원의 참여를 유도해가는 로컬거버넌스 구조를 나타내고 있었다. 다만, 형성과정은 주요 활동내용, 행위 주체에 따라 크게 형성기, 성장기, 성숙기로 구분해 살펴볼 수 있었다. 형성기는 민간이 중심이 되어 자율적인 활동이나 행정사업을 위탁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이주교류를 지원하는 시기로 나타났다. 성장기는 민간과 행정 간 협력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지역사회와 청년을 연결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물리적·사회적 기반을 마련하는 시기이다. 마지막으로 성숙기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내·외부의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시기로, 이를 통해 하나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과 주요주체별 역할이 정립되어가는 시기로 볼 수 있었다.
둘째, 지방이주청년 지원체계에서의 주거, 일자리, 커뮤니티 부문에 걸쳐 단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요소를 제공하고 있었다. 지방이주청년에게 일자리와 지역 커뮤니티를 제공, 활동기반이 되는 거주, 업무 창업, 커뮤니티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청년세대에 대한 특성과 함께 이주 단계별 주요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했다.
셋째, 실제 형성된 로컬거버넌스의 구조적 특성을 살펴보면 두 사례 모두 주체 수가 약 100개 내외의 소규모 네트워크로, '약한 연결' 관계로 이루어진 밀도가 높지 않은 느슨한 연결망 구조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은 지방이주청년에게 다양한 관계망과 자원의 층위를 형성하며, 하나의 사회적 관계망으로서 청년의 이주 의사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두 사례에서 모두 '약한 연결' 관계로 이루어진 열린 연결망 구조를 보완해주는 역할로, 연결되지 않은 구조적 공백을 채우는 매개자(연결자)의 역할이 존재했다. 이는 지역사회가 열린 연결망 구조로 개방성과 유연성을 가지면서도, 매개자(연결자)를 통해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와 연결을 가능하게 하여 네트워크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다만, 일본 도쿠시마현 가미야마정 사례에서는 매개자(연결자)의 역할을 하는 속성이 이질적이고 다양한 다(多)허브형 네트워크 구조였던 반면, 완주군 고산면 사례에서는 소수의 노드만이 매개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내용을 종합하여 지역사회 차원에서 지방이주청년을 위한 지원 체계 구축 및 로컬거버넌스 형성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지방이주청년 지원체계 형성과정에서 공공부문과 시민 및 민간부문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내·외부의 다양한 인적 자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청년과 지역사회 간 경제적·사회적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약한 연결' 관계인 느슨한 연결망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다양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열린 연결망 구조를 보완해주는 역할로 다양한 주체 혹은 집단을 연결하는 매개자(연결자)에 대한 지원과 함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 내 지원 주체를 형성하고 조직화하는 과정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논문은 국내 지역사회 차원에서 지방이주청년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 및 로컬거버넌스 형성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함으로써 학술적 의의가 있다. 더불어 로컬거버넌스의 관계성을 실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단순한 구조적 이해를 넘어 청년과 지역사회, 지역사회 내 주체들 간의 상호작용과 네트워크의 동적 특성을 파악하는 시도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