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 종합정비계획은 "명승의 지정가치를 효율적으로 보존관리하고 국민이 향유할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계획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문화재 보존관리 연구사업으로 수행된다. 명승 종합정비계획은 문화재 지정 시 문화재위원 등 검증된 전문가의 평가로 고시되는 '명승 지정 가치'를 토대로 계획 단계에서 "문화재의 진정성 및 가치가 유지되도록"하고, "지속가능한 명승 보존 및 활용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2000년대 초 문화재청의 명승 활성화 정책 추진 이후, 명승 지정이 늘어나면서 급증한 명승을 보존·관리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일관된 명승 종합정비계획의 수립이 요구되었다. 기존 명승 관련 정비계획의 문제점으로는 조사항목과 계획항목의 불일치로 인한 불명확한 연계, 보존을 위한 정비보다는 관광활용 계획에 치중되는 현상, 경관조사의 미흡함이 지적된 바 있다(문화재청, 2017b). 이에 다양한 인문·자연적 가치를 지닌 명승의 특성을 고려하여 명승 종합정비계획의 수립 및 시행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명승 종합정비계획 수립 및 시행에 관한 지침」(이하 명승 종합정비계획 지침)이 2018년 제정되었다.
본 연구는 명승 종합정비계획 지침이 기존의 명승 종합정비계획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적절한 가이드라인으로 적용되고 있는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전반적인 명승 종합정비계획 수립 실태를 점검하여 향후 명승 종합정비계획 지침의 개선 방향 도출을 위한 기초자료로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연구의 목적은 첫째, 명승 종합정비계획 지침이 기존 명승 종합정비계획의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둘째, 명승 지정가치에 준거한 명승별 종합정비계획을 타당성, 연계성 측면에서 분석하여 명승 종합정비계획의 특성을 도출하고, 마지막으로 향후 종합정비계획 수립 시 개선 방향을 도출한다. 전술한 바와 같이 명승은 대상지별 지정가치와 유형이 다양한 문화재로, 명승의 특성을 모두 아우르는 완벽한 명승 종합정비계획 지침은 실현가능성이 낮기에 실제 수립된 종합정비계획 보고서를 분석하는 실무적 차원에서의 접근이 요구된다.
연구의 대상은 2018년 제정된 명승 종합정비계획 지침을 준용하여 작성된 명승 종합정비계획 보고서이며, 종합정비계획 수립이 완료된 연구 대상은 총 8개소이다. 자연명승 유형으로는 부안 채석강 적벽강 일원, 군산 선유도 망주봉 일원, 봉화 청량산, 무등산 규봉 주상절리와 지공너덜이며, 역사문화명승 유형은 구례 오산 사성암 일원, 남해 가천마을 다랑이 논, 강진 백운동 원림, 포항 용계정과 덕동숲이다. 연구 대상의 명승 유형은 자연명승과 역사문화명승으로 대별되나 각 명승별로 자연요소와 인문요소가 복합된 지정가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부 유형도 각각 다르다.
연구 방법은 문헌연구로 진행되었으며, 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지정보고서(2004~2019)에서 추출한 명승 지정가치를 기준으로 명승 종합정비계획 보고서(2018~2022)의 기초조사 타당성, 부문별 계획과의 연계성 등의 수립 양상을 파악하였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명승 종합정비계획 지침은 명승 종합정비계획 수립에 있어 효과적인 지침으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초조사와 부문별 계획의 세부 항목을 기준으로 보다 체계적인 구성을 갖추게 되었고, 특정 조사 또는 계획 항목에 편중되는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기존 명승 종합정비계획은 명승이 '경관적 가치'가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문화재임에도 불구하고 경관조사가 한정적으로 이루어지는 등 조사가 미흡했으나, 명승 종합정비계획 지침에서 경관조사에서 수행해야할 세부 항목과 작성 내용을 명시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경관분석이 수행된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명승 지정가치에 따른 기초조사의 타당성은 비교적 높은 반면, 기초조사와 부문별 계획의 연계성은 명승 지정가치에 따라 달리 나타났다. '해안지형', '산지지형' 등 자연요소 지정가치 조사결과는 조사 대상에 대한 직접적인 정비계획으로 연계되기보다는 이를 보호하기 위한 시설물 조성, 탐방로 우회 등의 간접적인 정비계획으로 연계된다. 그에 비해 '유적', '경작지', '원림' 등 인문요소 조사결과는 직접적인 정비계획으로 연계되는 특성을 보인다. 조사결과가 부문별 계획의 동일한 계획 항목으로 연계되지 않는 점은 명승 종합정비계획 지침의 기초조사와 부문별 계획이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나 각각의 작성 내용은 상이한 내용으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명승 종합정비계획 수립 시 개선 방향은 명승 종합정비계획 지침 자체의 개선보다는 수행기관의 전문성과 관리감독기관인 지방자치단체의 인식 등 외부적 요인에서 도출하였다. 명승의 지정가치에 중점을 둔 효율적인 명승 종합정비계획의 수립을 위해서는 명승종합정비계획 지침의 유연한 적용과 수립 주체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여전히 명승 종합정비계획별로 질적 수준의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명승 지정가치의 보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명승 종합정비계획의 수립 주체가 되는 현행 관리체계상 기반시설, 건축물 신축, 편의시설 등 단편적인 사업 계획에 치중하거나 관광자원화 또는 개발 사업에 비중을 두고 지역의 현안과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명승 종합정비계획을 이용하는 낮은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명승 종합정비계획 지침을 반영한 8개소의 명승별 종합정비계획의 양상을 파악하여, 명승 종합정비계획 지침의 실효성을 확인하고 향후 종합정비계획 수립 시 개선 방향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로 체계적인 명승 종합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서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