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풀러렌계 억셉터 (non-fullerene acceptors)는 높은 수율로 쉽게 합성 가능하며, 구조적 변형을 통하여 에너지 준위, UV-Vis 흡수, 모폴로지 등의 물성 제어가 가능하다. 본 연구에서는 분자 중심에 전자 주는 그룹인 T2 (bithiophene)을 분자 양 말단에 전자 당기는 그룹인 로다닌 (rhodanine, RH)을 가지는 A-D-A형 단분자 억셉터인 T2-ORH를 기준 물질로 하여, 곁사슬의 구조를 변형하고, 그에 따른 물성 변화를 체계적으로 연구하였다. 용액 공정이 가능하도록 분자의 양쪽 말단에 도입된 octyl 그룹 내에 에스테르기를 도입하였는데, 알킬 곁사슬 내 주원자의 수는 octyl과 같이 8개로 맞추면서, 에스테르기의 위치를 로다닌에 가깝게, 알킬 사슬 중간에, 혹은 말단에 가깝게 놓이게 조절함으로써, 총 세 개의 다른 억셉터를 합성하였다. 차례로 T2-RH(1+5), T2-RH(2+4), T2-RH(5+1). 에스테르기가 분자 중심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즉, T2-RH(1+5)에서 T2-RH(2+4)과 T2-RH(5+1) 순으로, 물질의 용해도는 증가하였고, 동시에 녹는점과 결정성은 감소하였다. 세 단분자의 전기화학적 특성은 거의 유사하여, 곁사슬 내에 도입된 비공액형(non-conjugated) 에스테르기는 분자 백본에 전자적인 영향을 주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용액 상태에서의 UV-vis 흡수 스펙트럼은, 세 분자의 분자 백본이 일치하므로, 510 nm 파장에서 최대 흡수를 보이며 동일하게 나타났다. 한편, 필름에서는 도입된 에스테르기의 위치에 따라 흡수 특성이 매우 다르게 나타났는데, 이는 에스테르기 위치 변화에 따른 분자간 응집 형태가 확연히 달라진 때문으로, 에스테르기가 분자 중심에 가까울수록 강한 H형 응집을 보였고, 차츰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J형 응집이 강해졌다. T2-RH(1+5)는 어닐링 전후에 모두 주로 H형 응집체를 형성하였고, T2-RH(2+4)는 H형 응집을 소량 갖는 주된 J형 응집을, T2-RH(5+1)는 J형 응집만이 관찰되었고, T2-RH(2+4) 필름은 어닐링 후 필름 내에 J형 응집체의 비율이 더 높아졌다. 이 연구에서는 분자 곁사슬 내에 도입된 비공액형 에스테르기의 위치를 미세 조정함으로써, 물질의 용해도, 결정성, 필름 형상 등의 물리적 성질을 최적화하고, 나아가 유기태양전지용 억셉터 단분자로 활용 가능성을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