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의 《대지의 노래》는 중국 고전 시사와 서양음악 창작 형식을 결합한 작품으로 음악사에서 독특하고 개성이 강한 작품으로 자리해 왔다. 말러가 한스 베트게(Hans Bethge, 1876~1946)가 의역한 중국 당나라 시 번역본 『중국의 피리』(Chinesische Flote) 시집 중 7편을 가사 부분으로 선택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비록 이 7편의 중국 고시가 번역 과정에서 어느 정도 오역을 일으켰지만, 시어에 녹아있는 문학적 매력과 인간적인 사고에 말러가 강하게 공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대지의 노래》를 다각도로 탐구하고 중국 시어가 음악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중국 고대 시어와 베트게의 번역본을 비교하고 더 나아가 음악과의 연관성을 살펴보는 작업은 해당 작품을 통해 문학과 음악과의 관계를 해석하게 하며, 동서양의 음악문화 교류에 있어 말러의 역할을 재고(再顧)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본 논문은 3개의 장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 장은 서론으로 국내외 말러 연구의 현황을 검토하고, 본 논문의 목적과 필요성을 명확히 하며, 연구방법을 설명한다. 두 번째 장은 본론으로 모두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 2부에서는 주로 말러의 생애와 작품 배경, 주요 작품을 소개하고, 3부에서는 말러의 《대지의 노래》의 독일어 가사와 중국 고시어(古詩語)를 비교·연구한다. 마지막 4부에서는 작품의 전체적인 형식을 표에 의해 개론하고, 가사가 음악적으로 어떻게 다양하게 표현되는지, 각 사례를 들어 살펴본다. 더욱이 음악에 표현된 중국적인 요소를 밝혀냄으로써 말러의 작법을 연구한다. 특히 중국 5음 음계의 구체적인 구현 및 변주뿐만 아니라 이로써 얻게 되는 음향 효과에 대해서도 기술한다. 세 번째 장은 결론으로 앞 장에서 논의된 가사 비교, 음악 분석 및 음악에서 중국 요소의 구현 등을 요약한다.
본 논문은 《대지의 노래》의 가사와 중국 고시어의 차이점과 내적 연관성을 알아보고 음악에서 중국시어의 음악적 요소를 탐구하는 데 목적을 둔다. 말러의 가사와 중국고시를 직접 비교함으로써 번역작업에서 비롯된 상이점을 해설하고, 이러한 문학적 의미와 뉘앙스가 음악으로 발현된 사례를 논함으로써 《대지의 노래》에 구축된 예술성을 다층적으로 살펴본다. 아울러 악곡에 사용된 중국 악기의 색채를 띤 음향효과를 탐구하고, 이들의 역할과 의미를 분석하는 작업은 작품을 다각도로 감상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해준다. 결국 이 작품을 통해 말러가 동서양의 음악문화 교류에 있어 중요한 가교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인간의 삶과 죽음, 자연과 교감을 다루는 작품의 내용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그의 음악적 연관성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