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는 아동기와 성인기의 과도기적 단계로 건강한 성인이 되기 위해 다양한 발달을 이루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결혼이주민 가정 청소년은 아직 문화적 다양성에 준비되지 않았던 사회 속에서 가정 안팎의 복합적인 어려움을 경험하는 와중에 다양한 가족 도움을 수행한다. 가족 도움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은 신체적, 심리사회적 측면에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이 모두 공존할 수 있는데, 청소년 본인이 이를 어떻게 인식하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이를 탐구하는 국내 연구는 수행된 바 없어 본 연구는 결혼이주민 가정 청소년 자녀의 가족 도움 경험을 탐색하고 그 의미를 탐구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현상학적 연구로 결혼이주민 가정 청소년 자녀가 경험한 가족 도움과 그 의미를 이해하고 기술하는데 목적을 두었으며 연구질문은 "결혼이주민 가정 청소년 자녀의 가족 돌봄 경험은 어떠한가?"이었다. 연구참여자는 국내에서 출생한 혼인상태의 결혼이주민 가정의 14세에서 19세 사이 청소년 자녀 10명으로 의도적 표본추출방법을 사용하여 선정하였다. 자료는 대면과 비대면 일대일 심층 면담을 통해 수집되었으며, 면담 시간은 평균 1시간 35분이었다. 심층 면담과 면담 자료의 전사는 모두 연구자가 직접 수행하였고 자료는 해석 현상학적 분석방법(IPA)의 절차에 따라 분석하였다.
본 연구 결과 결혼이주민 가정 청소년 자녀의 가족 도움 경험은 '외부에서 기대하고 필요로 하는 가족 도움', '자발적으로 우러나온 가족을 돕고자 하는 마음', '조금 달라도 본질적으로 똑같은 가족 돕기'의 3가지 주제와 11가지 하위 주제로 도출되었다.
첫 번째 주제 '외부에서 기대하고 필요로 하는 가족 도움'은 가족으로부터의 요구, 전통적 가치관과 같은 참여자에게 주어지는 참여자의 가족 도움 수행에 대한 외부의 기대와 그에 대한 참여자의 반응과 인식을 보여준다. 이 주제에서 드러난 하위주제는 '도와야 한다고 들어온 이주민 어머니', '전통적으로 요구되는 자식 된 도리', '유일한 선택지로 주어진 가족 도움'이다.
두 번째 주제 '자발적으로 우러나온 가족을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는 참여자가 가족 도움 행위 수행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스스로 가지고 있는 내적 동기가 작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머니를 통해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 '원동력이 되는 이주민 삶에의 이해와 공감', '마땅히 수행해야 하는 가정 내 역할 분담', '서로 돕는 존재인 가족'의 하위주제가 이에 해당한다.
세 번째 주제 '조금 달라도 본질적으로 똑같은 가족 돕기'는 실제 참여자들이 수행하는 가족 도움과 그와 관련된 경험과 인식을 담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하위 주제는 '작지만 늘 존재하는 어머니의 언어 문제 돕기', '선행학습이자 가족 돕기인 집안일', '조금 빨리 찾아온 가장의 무게 지기', '가족 해체를 염려하며 부모님의 감정을 살피고 도움', '부모의 마음으로 동생 돌보기'이었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결혼이주민 가정 청소년 자녀의 경험은 '안팎의 기대에 따라 남다를 것 없는 가족에게 조금 다른 도움을 주며 성장하기'였다. 결혼이주민 가정 청소년 자녀의 가족 도움은 한국적 가치와 이주민 가정 가족의 요구를 내적 기준에 따라 소화하며 가족 도움을 수행하고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것이었다.
본 연구는 결혼이주민 청소년 자녀의 경험을 그들의 관점으로 탐구하며 그 의미를 그들의 관점에서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결혼이주민 가정 청소년 자녀를 이해하고자 하는 다양한 간호 교육, 연구, 실무, 정책에 활용될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결혼이주민 가정 청소년 자녀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