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적으로, 시장가격은 해당 자산을 보유할 때 장래에 기대되는 수익의 현재가치, 즉 시장 기초가치(market fundamental value)로 결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미래의 기대 현금흐름에 대한 현재가치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우리가 목도하는 시장가격은 상당히 변동적이고 확률적이다. 그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서 객관적 요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영역이 존재한다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거시경제변수만을 이용해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는 것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신문기사나 방송뉴스와 같은 비정형 텍스트 데이터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연구가 시행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심리적 요인의 중요성이 부상하면서, 부동산 시장 참여자의 심리와 경향에 관한 실증적 연구가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가격, 특히 부동산 기초가격(fundamental price)은 기존의 부동산 임대가격 변수, 거시경제 변수 등으로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고 효율적일 수도 있다. 새롭게 비정형 텍스트 데이터를 발굴하고 구축하는 수고로움이 충분히 가치 있기 위해서는, 기존의 정형 데이터로는 설명이 어려웠던 영역이 새롭게 설명되는 더욱 본질적인 차별성을 지녀야 한다.
이에 본 연구는 정성적이고 변동적인 요소와 얽혀있어 분석과 예측이 어렵다고 알려진 부동산 비기초가격(non-fundamental price)을 대상으로 한다. 대중적 심리가 부동산 시장을 변동시키는 주요한 요인 중의 하나며, 언론매체가 그러한 집단적 인식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이론적 논의에 기초하여, 부동산 신문기사 데이터를 활용해 부동산 비기초가격을 분석하고 예측한다. 이를 위해 서울을 배경으로 부동산 비기초가격 변수를 FM-OLS 모형을 토대로 추정하고 부동산 신문기사 변수를 Text Mining을 통해 구축한다.
부동산 비기초가격과 부동산 신문담론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Granger 인과 분석, VECM 모형 기반 충격반응분석 및 분산분해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부동산 비기초가격과 부동산 정책 관련 신문기사와는 부정의 관계가 가졌으며, 부동산 광고와 생활환경에 관한 신문기사와는 긍정의 관계를 맺었다. 부동산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전개되면 부동산에 대한 과신이나 기대가 일부 수그러드는 것으로, 부동산의 투자가치나 사용 가치에 관한 정보가 확산되면 부동산에 대한 심리적 기대감이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동산 비기초가격은 수도권 지역에 관한 신문기사와 부정의 관계를 맺었다. 서울 인근의 수도권에 위치한 부동산 대장주격의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기사가 활발히 보도되면서 서울의 부동산이 지니는 상징성 내지 위치성이 일시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포착됐다. 이와 같은 결과는 부동산 비기초가격과 부동산 신문담론, 나아가 부동산 심리시장과 부동산 신문담론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존재함을 내포한다.
다음으로, 부동산 비기초가격에 대한 부동산 신문기사의 예측 유용성을 실증하기 위해, ARIMA 분석을 시행했다. 부동산 신문기사 논조지수를 구축하고, 부동산 신문기사 논조지수가 부동산 비기초가격 예측에 유용한지 확인했다. 분석 결과, 부동산 신문기사 논조지수를 외 생변수로 추가할 경우 부동산 비기초가격의 예측 오차가 10%가량 감소했다. 이를 통해 부동산 신문기사 논조지수가 부동산 비기초가격 변화 예측의 정확도를 향상함을 확인했다.
본 연구는 부동산 가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부동산 비기초가격과 부동산 신문담론의 관계를 분석했다. 부동산 가격은 부동산 기초가격과 부동산 비기초가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부동산 비기초가격은 심리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 착안 하여, 부동산 신문기사를 활용해 부동산 비기초가격을 설명했다. 본 연구는 부동산 신문기사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책이나 정보와 같이 정량 화하기 어려운 요인을 변수로 구축할 방안을 제시했다. 더불어, 부동산 신문기사를 활용하여 부동산 가격을 더욱 섬세하게 분석하고 예측할 가능성을 제시했다.앞으로 새로운 데이터를 활용해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는 연구가 계속해서 축적된다면, 부동산 가격에서 일종의 미지 영역으로 간주하던 부분이 점차 축소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