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력이 부단히 성장함에 따라 대만의 안보 문제에도 더욱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수십 년간 경제, 외교, 군사적 측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성장하면서 '중국위협론'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했고 군사적으로도 조직과 제도 개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외교 측면에서도 시진핑(習近平) 시대에 들어 중국이 주장하는 '핵심 이익(核心利益)' 범위 내의 의제에 대해 전임 지도자들에 비해 더욱 강경한 입장과 태도를 보여 왔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양안(兩岸) 갈등이 악화되면서 중국은 대만 의제에 더욱 강경한 수단을 쓰고 있는데, 군용기를 파견하여 '해협 중선(median line)'을 경과하는 행위, 대만해협 부근에 군사 활동의 정상화,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는 빈도의 급증 등 증가하는 중국의 위협은 대만 해협의 국면을 보다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중국은 객관적인 전력 측면에서 대만과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주관적인 공격 의도도 역시 강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위협에 따른 안보 문제에 직면할 때, 대만이 가장 중시한 부분은 군사적 무기를 이용하여 국토 방어를 강화한 것이다. 대만의 무기는 대부분 미국으로부터 군수품 구매를 통해 획득되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반영된다. 그러나 미·중 간 무기 판매는 중미 3 개 연합 성명(中美三個聯合公報)과 하나의 중국 정책에 의해 제한돼 있어 미국이 대만에 판매하는 무기의 종류와 수양에 신중을 기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제한에 따라 대만에 방어용 무기만 판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川普) 시대에 들어서며 무기 판매는 횟수, 금액, 심사 패턴, 무기 종류와 등의 측면에서 가시적인 질적, 양적 변화를 겪는다. 이러한 변화가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이러한 문제 의식을 출발점으로 하여 필자는 다음과 같은 연구 질문을 제기해본다. 중국과의 약속을 지켜오면서 중국의 위협도 계속 인식하고 있는데, 왜 미국이 트럼프 시대에 들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패턴을 변화시킨 것인가? 그리고 미중 사이에서 대만은 어떠한 역할을 하는 것인가?
본 연구는 2012 년 시진핑 집권 이후 안보 문제에 대한 대만과 미국의 위협 인식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이어 대만의 시각으로부터 이러한 인식 변화가 대만과 미국의 무기 정책에 있어 변화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한다. 우선 중국의 위협 능력을 더욱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위협균형론을 적용하여 중국의 객관적 힘과 주관적 의도를 분석한다. 다음으로 중국의 날로 증가하는 위협 능력에 직면한 대만과 미국의 위협 인식 및 미국과 대만의 안보 정책 사이의 인과 관계를 분석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위협 능력이 대만과 미국의 위협 인식 변화를 불러왔고, 이는 무기 정책의 질적, 양적인 변화에 반영됐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본 연구는 시진핑(習近平) 시대 아래 대만 정부의 위협 인식과 전략적 사고에 따른 변화, 이러한 변화가 미국 정부의 정책적 고려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분석하는 한편, 미국 정부의 외교정책을 살펴봄으로써 중국 자체에 대한 위협인식을 함께 분석한다. 아울러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정책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의 의미와 대만과 미국이 무기 정책을 통해 긴장은 고조되는 대만해협 정세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분석하여, 본 연구는 중국의 위협능력 상승이 대만과 미국의 위협 인식을 변화시켰고, 무기 정책에 질적과 양적 변화를 일으켰다는 결론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