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연기는 기도 내 염증 및 조직 개형을 유발하여 만성 폐 질환의 발병에 기여하는 위험 인자이다. 담배 연기는 다양한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면역 체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광범위하기 때문에, 담배 연기가 폐 면역계에 미치는 기전은 매우 복잡하다. 폐 대식세포는 기도 내 항상성(homeostasis)을 조절하고 외부 항원으로부터 숙주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담배 연기에 노출된 폐 대식세포는 이러한 기능들에 변화가 생겨 전 염증성(pro-inflammatory) 반응이 활성화됨으로써 만성 염증 질환에 기여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정상 상태에서 담배 연기에 노출되었을 때, 담배 연기가 단핵구와 폐 대식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담배 연기로 인해 유발되는 기도 내 염증 반응에서 이들의 역할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8주령의 C57BL/6 마우스에 담배 연기 추출물(cigarette smoke extract, CSE)을 주 3회 총 4주 동안 비강 내로 반복 투여하여 담배 연기 만성 노출 마우스 모델을 구축하였다. CSE 노출에 따른 기도 내 염증과 면역 세포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기관지폐포세척액(bronchoalveolar lavage fluid)의 면역세포 분획을 평가하였고, 폐 조직을 수득하여 조직학적 분석, 유세포 분석 및 mRNA 발현 분석을 진행하였다. 대식세포의 유세포 분석은 조직 상주 폐포대식세포(tissue resident alveolar macrophage)의 표지자인 CD11c와 이동능과 관련된 CD11b 표지자의 발현 정도에 따라 CD11c+CD11b- 폐포 대식세포(alveolar macrophage, AM), CD11c+CD11b+ 이행 대식세포(transitional macrophage, TM), CD11c-CD11b+ 단핵구 유래 대식세포(monocyte-derived macrophage, MoM)로 분류하였고, 각 아형에서 IL-13, IL-17A, ST2 표지자의 발현으로 세부 아형을 확인하였다. 또한 CD11b+ 대식세포에서 CD206, CD86, CD11c 표지자의 발현으로 CD206+CD86-CD11c- M2 대식세포와 CD206-CD86+CD11c+ M1 대식세포로 분류하였으며, M2 대식세포의 여러 세부 아형 중 CD206+CD86-MHCII+ M2a, CD206-CD86+MHCII+ M2b, CD206+CD86-MHCII- M2c의 변화를 확인하였다.
4주간의 CSE 장기 노출은 폐 면역세포 분포에 두드러진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았으나, CSE 노출군에서 기도 내 호중구성 염증이 확인되었다. 대식세포 유세포 분석 결과, 대조군에 비하여 CSE 노출군에서 AM과 TM이 증가했으며 MoM은 두 그룹 간의 차이가 없었다. CSE 노출은 CD11b+ 대식세포 내에서 M2 대식세포의 분화를 유도하였는데, 특히 조직 리모델링에 기여하는 M2c가 증가하였다. 또한 AM과 TM에서는 기도 염증과 섬유화를 유발하는 핵심적인 인자인 IL-13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위와 같은 결과를 통해 CSE가 M2 대식세포 분극화를 유도하여 조직개형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흥미로운 점은 CSE 노출 시 AM, TM, 그리고 MoM의 모든 아형에서 호중구성 염증에 기여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IL-17A의 발현이 공통적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CSE에 노출된 대식세포가 IL-17A를 분비하는 주된 공급원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CSE로 인해 유발되는 호중구성 염증 반응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CSE 노출은 대식세포의 IL-33/ST2 신호전달에 영향을 주었다. CSE 노출은 폐 조직 내 Il33 발현을 증가시켰는데, 이와 함께 대식세포에서 IL-33의 수용체인 ST2 발현을 상향 조절하였다. 이 때 주목할 점은 IL-17A+ 대식세포에서 ST2 발현이 유의하게 증가한 현상이 IL-13+ 대식세포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체외 실험을 통해 CSE에 노출된 대식세포가 IL-33 자극을 받으면, ST2를 비롯하여 Tnfα, Il1b, Mcp1, Il6, Il23a와 같은 전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이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반면, CSE와 IL-33를 각각 단독으로 처리한 군에서는 이러한 유전자의 발현이 미미하거나 대조군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담배 연기가 IL-33의 반응성을 조절하여 전 염증성 반응을 유도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 기전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지는 못하였지만, CSE 단독 노출군에서 Myd88, Nf-κb 유전자 발현이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IL-33가 Myd88 의존성 톨유사수용체(toll-like receptor, TLR) 신호전달을 강화시키는 주요 인자임이 보고되었다. 따라서 담배 연기 노출 후 대식세포의 Myd88/NF-κB 신호전달경로가 활성화 됨과 동시에 폐 내에 증가한 IL-33가 함께 반응하면서 전 염증성 반응이 유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CSE 노출군에서 확인되는 IL-17A+ 대식세포가 IL-33/ST2 신호전달의 활성화로 인해 유도되는 전 염증성 대식세포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만성적인 담배 연기 노출은 Ly6c-CD11b+ 대식세포의 폐 내 유입을 유도하였다. 마우스 단핵구는 Ly6c 표지자의 발현에 따라 Ly6c+ 전형 단핵구(classical monocyte), Ly6c- 비전형 단핵구(non-classical monocyte)로 나뉘는데, 염증의 특성과 시기에 따라 관여하는 아형이 다르다. Ly6c-CD11b+ 대식세포의 면역학적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서, C57BL/6 마우스에서 수득한 Ly6c- 단핵구를 정상 마우스의 꼬리 정맥으로 입양 전달(adoptive transfer)한 후, CSE를 연속으로 4회 처리하는 마우스 모델을 구축하여, PBS를 처리한 대조군과 비교하였다. Ly6c- 단핵구 전달군은 대조군에 비해 호중구성 염증의 유의미한 증가를 나타내어, Ly6c- 단핵구가 CSE 매개 호중구성 염증에 기여함을 시사하였다. 또한 폐 내로 유입된 Ly6c- 단핵구가 IL-17A를 분비하는 전 염증성 대식세포로 분화되어 호중구성 염증을 유도하며, 동시에 조직 리모델링에 관여하는 IL-13을 분비하는 대식세포로 분화되어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마지막으로 담배 연기 노출이 Th17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대식세포가 적응 면역계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담배 연기에 의해 활성화된 IL-33/ST2 매개 전 염증성 대식세포와 naïve CD4+ T 세포의 공배양 실험을 진행하였고, 대식세포에서 생산되는 Tnfα, Il6, Il23a와 같은 사이토카인들이 Th17 세포의 분화를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담배 연기에 의해 활성화된 대식세포가 폐 내 미세면역환경을 변화시켜 적응 면역계의 활성화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특히 Th17 면역 반응에 관여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담배 연기의 만성적인 노출에 의한 기도 염증반응에 선천 면역계 최일선인 단핵구와 대식세포가 기여함을 확인하였다. 특히 Ly6c-단핵구와 IL-17A 발현을 특징으로 하는 IL-33/ST2 매개 전 염증성 대식세포가 적응 면역계의 변화를 야기함으로써 기도 내 호중구성 염증반응을 유발함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