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여러 연구들이 국제비교지수의 메커니즘에 주목했으나 여전히 지수들이 어떻게 국가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특히, 대부분이 국내정치적 과정을 일종의 '블랙박스'로 취급함에 따라 일반 대중은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본 논문은 설문 실험을 통해 국제비교지수가 어떻게 대중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다. 대중들이 국제비교지수를 해석함에 있어 핵심적 기준이 될 수 있는 네 가지 비교의 준거점에 주목한다. 첫째, 대중들은 자국의 이상적인 모습과의 괴리로 정책적 상황을 평가할 수 있다(거울 효과). 둘째, 대중들은 특정한 한 두 국가만을 비교의 기준점으로 삼아 정책적 심각성을 판단할 수 있다(라이벌 효과). 셋째, 대중들은 자국이 속해있는 비슷한 부류의 소집단을 비교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동료 압력). 넷째, 대중들은 평가 대상이 되는 국가 전체로 비교의 준거점을 넓힐 수 있다(낙오자 효과).
실험 결과 대중들에게 가장 핵심이 되는 비교의 기준은 국가 전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전체와 비교하여 상위권을 기록했을 때와 하위권을 기록했을 때 모두 대중들이 정책적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정도가 변화하였다. 하지만, 동료 집단과의 비교는 기후변화 이슈에 한정하여 자국이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하였을 때만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켰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자국의 목표나 라이벌 국가를 핵심적인 비교의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 두 비교의 기준점은 모든 이슈에 걸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제비교지수가 가지는 잠재력은 시각적 직관에 있으며, 이는 어떤 세세한 비교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일으킨다. 둘째, 그럼에도 국제비교지수는 이미 어느 정도 규범을 준수하고 있는 국가의 대중들을 자극하거나, 전반적인 준수 수준이 낮은 규범에 대해 국내적 압력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 셋째, 대중들 또한 국제비교지수에 의해서 인식이 바뀔 수 있는 '관객'이며, 이는 실천적 측면에서 GPI를 발표하는 기관들에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