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고딕 성장 서사로 읽으며 주인공 도리언 그레이의 타자성을 탐구한다. 작품은 질서의 이행을 아름다움으로 간주하고 관습에서 벗어난 일탈을 사회에 불안을 일으키는 대상으로 규정하는 사회의 억압적인 시각을 도출한다. 이 가운데 도리언 그레이는 초자연적인 초상화를 통해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 겉보기에 사회에 순응적인 정체성을 가장할 수 있게 되어 타자성을 은닉하는 동시에 금지된 욕망을 실현한다. 도리언이 일탈을 경험한 징후는 추악한 모습으로 초상화에 새겨지지만, 현실의 육체는 아름다움을 유지하기에 주체는 사회의 위협적인 시각으로부터 벗어나 비규범적인 정체성을 형성할 기회를 얻는다. 헨리는 유미주의의 개념을 설파하며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경험적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된 도리언은 비규범적인 경험을 축적하며 사회의 정상성으로 동화되는 성장이 아닌 사회가 금기시하는 일탈적인 정체성을 형성하는 고딕적 성장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러나 질서 순응적인 정체성만을 허용하는 사회적 아름다움의 폐쇄적 개념에서 벗어나 경험적 아름다움의 의미를 구축하려는 주체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결말에서 도리언이 흉측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여전히 타자성을 추악한 것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해소되지 않고 잔존함을 암시한다. 작품은 타자성이 주체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하는 동시에 규범을 위반하는 정체성을 배척하는 사회의 억압적인 시각을 향한 비판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