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품 창작의 관건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기법, 기교, 또는 회화 방법을 뜻하는 술(術)로, 선인들의 경험을 참고로 기량을 연마한다면 언젠가 술(術)의 기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간결한 작품 언어를 형성하는 것으로, 이미지 구축을 통해 현실을 반영하고 정서를 전달하는 이런 현상은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예(藝)이다. 예(藝)는 주관 사상, 정서, 심미 및 사회 현상에 대한 이해로 지혜의 모음집이다. 예(藝)는 화려하고 웅장하거나 소박하고 꾸밈없는 모습으로 창작자의 감정, 경험, 심미, 그리고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직접 반영한다. '술(術)'은 예(藝를 구현하는 수단이자 기교며 과정일 뿐 예(藝)'야말로 예술 작품의 핵심이며 창작자의 최종 목적이다. 본 연구자의 박사 작품 창작 주제는 유경지상(有鏡之象)과 전원주의(田園主義) 풍경화 언어의 도식화 콘텍스트에 관한 연구로 이 주제 선정은 창작 작품에 대한 연구자의 품격과 정서를 직접 반영하고 있으며, 전원생활과 소박한 인간관계에 대한 연구자의 동경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전통 전원주의 산수 회화와 서양 근현대 자연주의 회화가 보여주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찬양은 연구자의 풍경화 회화 창작 이념과 표현 형태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이에 연구자는 학위 연구 과정에서 다양한 회화 형태를 탐구하고 선행 문헌을 연구하면서 창작 요구에 맞은 주제를 모색할 수 있었다. 선행 문헌을 정리하고, 연구하면서 비교와 분석을 통하여 계림산수(桂林山水)를 표현 주제로 하여 작품을 창작하였다. 작품 연구 과정에서 유경지상(有鏡之象)을 잘 보여주는 전원주의(田園主義)의 콘텍스트를 연구함으로써 풍경화의 의미를 탐구하고자 하였다.
'유경지상'은 본 논문의 이론적 핵심이며, 연구자는 '계림 전원주의 풍경화'의 회화 언어에 대한 지속적인 탐색과 실천을 통해 '유경지상' 개념의 가치와 의의를 논증하였다.
첫째, 연구자는 일 년 내내 계림에서 생활하면서 계림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 유구한 인문 문화역사로부터 깊은 감명을 받았다. 둘째, 사실 "采菊東籬下, 悠然見南山"라는 시구처럼, 동쪽 울타리에서 국화를 깨고 유유히 남산을 감상하는 전원주의 전통 사상과 유경지상(有鏡之象)이라는 계림산수의 회화 언어 표현은 서로 잘 어우러져 있다. "산을 보니 산이 아니오, 물을 보니 물이 아니다(看山不是山, 看水不是水)"라는 콘텍스트는 '연우이강(煙雨漓江)'현상처럼 자연을 묘사하는 효과적인 표현으로 보인다. 셋째, 19세기 초기 서양 낭만주의 회화 거장 윌리엄 터너(William Turner)가 만년에 창작한 인상주의 형식의 작품이 연구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에 연구자는 계림산수의 변화무쌍한 자연 물상 회화 언어 표현이 인상파 회화 기법과 같은 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에 유경지상이라는 창작 이념은 전원주의 회화에 풍부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경지상 콘텍스트는 눈에 보이는 '가견지상(可見之象)'과 눈에 보이지 않은 불가견지상(不可見之象), 그리고 본뜻을 숨긴 은유지상(隱喩之象) 등 세 가지 차원을 포함하고 있다. 가견지상(可見之象)이란 산, 수, 선, 어, 사, 축 등 각종 전원 요소를 포함한 기초 회화 언어와 봄, 여름, 가을, 겨울, 아침 햇살, 저녁노을 등 환경 물상 포함한 표상 회화 언어를 뜻한다. 불가견지상(不可見之象)은 가견지상(可見之象)이 불러일으킨 공명과 내포 표현으로 가견지상(可見之象) 뒤쪽의 의미를 반영하고 있어 가견지상(可見之象)과 마찬가지로 풍부한 화면 감을 지니고 있다. 은유지상(隱喩之象)은 가견지상(可見之象)과 불가견지상(不可見之象)에 담긴 뜻, 또는 사회 현상에 대한 사고를 뜻한다.
'유경지상'의 회화 이념은 회화 작품에 대한 정서와 사상을 담고 있다. '유경지상'은 정지된 차갑고 단순한 물상이 아니라 활동적이고 열정적이며 복잡한 동적 물상이다. 유경지상 이념은 전원주의 풍경화의 핵심 사상을 표현하는 중요한 방법이므로 회화 과정에서 상황에 따라 합리적으로 안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경지상 이념은 전원주의 회화에 생명을 불어넣었고 새로운 에너지를 전달하는 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전원주의 풍경화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은 회화 언어의 확장성을 도모하는데 일정의 역할을 맡고 있다 추론할 수 있다.
첫째, 화면 구조상으로 유경지상은 혁신과 회화 언어의 재해석으로 작가의 심경을 주관적으로 표현하고 화면 언어 배후의 정신적 함의를 추구한다.
둘째, 회화 언어의 환경 요소에 관한 연구는 화면의 언어 정보 전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아침, 저녁, 맑은 하늘, 고요함, 열기, 따뜻함, 행복, 슬픔 서로 다른 환경이 전체 시각 효과에 미치는 영향은 독자에게 미묘한 감정 변화를 안긴다.
셋째, 전통회화 관점에서 계림산수 전원주의 물상에 대한 연구자의 이해를 결합하여 회화 표현과 시각 표현에서 환경, 빛, 그리고 자연물 상이서로 어우러지는 화면 효과를 나타냈다. 그뿐만 아니라 계림산수 특유의 지역 요소 특징을 표현하였다. 예를 들어 계림산수 전원주의 풍경 전체 화면의 콘텍스트는 청(淸), 수(秀), 투(透)가 가장 큰 특징이다.
연구자는 서양 전통 수채화의 기법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중국 전통 회화 기법의 특징을 결합하여 많은 선행 연구에 대한 비교 연구를 통해 계림산수 지역적 특성을 표현하는 회화 기법 및 이론적 함의를 탐색하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원주의'는 늘 계림 산수화의 발전과정을 동반하고 작품 창작의 배경일 뿐만 아니라 계림 풍경화에 풍부한 의미를 부여하는 문화적 특징이기도 하다. '유경지상'이라는 개념은 다빈치(da Vinci)의 '거울설' 이론과 전통적인 동양 선학(禪學)의 경중지상(鏡中之象) 이론을 결합하여 도출한 것으로 계림 산수 전원주의 회화의 의미에 대한 지속과 발전이다. 프랑스 인상파 거장 모네(Monet)가 "당신이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본 것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듯이, 본 논문은 '계림산수 전원주의 회화'를 연구배경으로 삼고, '도식화 회화 콘텍스트'를 연구 매개체로 하여 '유경지상'의 개념적 함의에 초점을 두고 논문의 구조와 연구를 수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