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양국의 한시에서 매화는 문인 지사들이 애호한 소재였다. 그런데 매화시의 발전 과정에서 송나라 시인 임포(林逋)는 매화의 미적 정취를 풍부하게 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 임포는 '매처학자(梅妻鶴子)'라고 불릴 만큼 매화를 좋아하였고, 은일의 삶 속에서 매화는 그의 정신적 지향을 보여주는 시적 소재였다. 그 가운데 그의 "疎影橫斜水清淺, 暗香浮動月黃昏"은 더욱 문인들의 추앙과 칭송을 많이 받으며 천고의 절창이라 평가받았다. 그리고 임포가 그려낸 매화의 인격적 형상은 이후 많은 문인들의 창작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아직까지 임포의 매화시가 한중 한시사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가 다소 미진한 면이 있다. 그래서 본고는 임포의 매화시가 한중 문인들에게 어떻게 전파, 수용되었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현전하는 한국의 문헌에서 임포는 고려 중기의 문인 임춘(林椿)의 시에 처음 등장하였다. 이는 당시 임포가 은사(隱士)로서 한국에 들어왔음을 보여주었다. 현재 한중 양국의 임포에 관한 연구 성과는 대부분 임포 매화시의 감상 및 분석, 매화 역사에서의 의미, 후대의 매화시에 미친 영향, 그리고 그의 은일 사상을 탐구하는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모두 임포 매화시가 한중 양국에서의 수용 양상을 연구하는 데 문헌 자료와 참고 방법을 제공하였다. 이 논문은 이러한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한중 양국에서 확인되는 임포 매화시의 전파와 수용 양상을 살펴보았다. 선행 연구를 검토한 결과 중국에서는 주로 임포 매화시의 문학사적 의미와 위상을 논술하고, 임포의 매화시의 전파 상황을 연구하였다. 그리고 후대 사람들이 임포를 어떻게 이미지화하고 추모하는지, 그리고 임포 매화시에 대한 평가와 수용 양상을 살펴보는 것이 주류를 이루었다. 한국의 경우는, 고려와 조선 시대의 한시 작품을 대상으로 고찰하여 임포가 한국에서의 전파와 수용 양상을 살펴보고, 임포 매화시에 대한 한국 문인들의 수용과 매학지풍(梅鶴之風)에 대한 추앙을 탐구하였다.
이 논문은 모두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이 연구목적과 의미, 관련 선행 연구, 연구 방법 및 연구 개요 등을 소개하였다. 제2장은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임포의 생애와 교유 활동, 임포의 이미지를 소개하고 그의 매화시와 시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제3장은 임포 매화시가 동아시아에 미친 영향을 살피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임포의 시집이 한중 양국에서 간행, 유전(遺傳)한 상황을 정리하는 데 주력하였다.
제4장은 핵심 내용으로 임포 매화시가 한중 양국에서의 수용 양상을 살펴보았다. 중국 송나라와 고려 후기와 조선 시기에 대한 논술이 주를 이루었다.
제5장은 결론으로 본문의 연구 내용을 전체적으로 요약하고 이 논문의 의의와 한계, 그리고 후속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