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병리적 자기애와 데이트폭력 가해의 관계에서 거부민감성의 매개효과를 규명하고, 각 변인에 있어서 성차가 있는지, 매개 경로를 성별이 조절하는지 검증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연구대상은 전국에 거주하는 20대 성인남녀 381명으로, 이들에게 병리적 자기애(자기애적 웅대성, 자기애적 취약성), 거부민감성, 네 가지 유형의 데이트폭력(심리적·신체적·성적 폭력, 통제행동) 가해 경험에 대한 온라인 자기보고 설문을 실시하였다.
성별에 따라 집단 차이를 검증한 결과 여성이 남성에 비해 자기애적 취약성과 거부민감성 수준이 높고 심리적 폭력, 성적 폭력, 통제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개분석 결과 병리적 자기애와 전체 데이트폭력의 관계에서 거부민감성이 부분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트폭력의 하위유형별로 살펴보면 병리적 자기애가 심리적 폭력, 통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에서 거부민감성이 부분매개 역할을 하였으나, 성적 폭력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완전매개 효과를 보였다. 더불어 병리적 자기애와 신체적 폭력의 관계에서 거부민감성의 매개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으로 이 매개 경로에서 성별의 조절효과를 측정한 결과 자기애적 웅대성과 자기애적 취약성이 거부민감성을 매개로 통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에서 성별의 조절된 매개효과가 검증되었다. 이는 여성의 경우 병리적 자기애와 통제행동의 관계에서 거부민감성의 영향력이 남성에 비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결과 남녀 모두 병리적 자기애가 전체 데이트폭력, 심리적 폭력, 성적 폭력을 촉진하며 이 과정에서 거부민감성이 매개변인으로 기능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는 20대 성인으로 제한하여 진행하였으므로 일반화의 한계가 있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데이트폭력을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각각의 유형과 변인 간 관련성을 체계적으로 밝혔으며, 남성과 여성에서 데이트폭력 가해의 원인과 경로가 다를 수 있음을 밝혀냈다는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