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생물물질은 유해 생물을 억제, 제거 또는 무해화 하는 화학물질이다. 최근 각종 감염병의 발생에 따라 위생이 중요해지면서 직업적인 살충제 사용뿐만 아니라 일반 인구집단에서의 개인위생용품 사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살생물질은 주로 곤충 및 미생물에게 작용해 신경독성, 세포 사멸 등을 일으키나, 사람에게도 급성 알레르기 증상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 등이 발생함이 보고되고 있다. 최근 증가한 살생물제의 사용은 여러 인구집단에서 인체 피해를 가속화할 것이라 예상된다. 하지만, 사전 연구들은 주로 농부에게서 호흡기계 및 피부 질환과의 연관성을 보고하고 있다. 게다가 일반 인구집단에서는 사용하는 화학물질과 패턴이 직업자와 달라 경험하는 건강 영향도 다를 것으로 예상되나, 파라벤, 페놀의 일부 물질과 단일 노출로 인한 건강 영향에 대해서만 보고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살생물물질에 가장 많이 노출되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방역소독작업자를 대상으로 살생물물질 노출에 따른 인체 위해도를 평가하였다. 또한, 일반 인구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국가 생체 모니터링 자료를 활용하여 한국의 일반인구집단에서 살생물제품의 노출 특성을 파악하고, 이 물질의 노출로 인한 알레르기 질환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제 2 장에서는 한국 방역소독작업자들의 코로나-19 발생 전과 후의 살생물제품 노출로 인한 인체위해도 변화를 평가하였다. 방역소독작업자들의 살생물질 노출량을 파악하기 위해 3 년 주기로 조사된 단면 설문조사 자료를 사용했다. 코로나-19 발생 전과 후 각각 156 명과 174 명의 작업자들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작업자들의 살생물질 흡입과 경피노출량은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제공하는 살생물제품 위해성 평가를 위한 노출량 산출 알고리즘에 기반하여 계산하였으며, 미국 환경청에서 제시하는 모델에 따라 비발암과 발암 위해성평가가 수행되었다. 초미립자 분무기를 사용한 연간 작업 빈도 (50th 백분위수)가 코로나-19 발생 전과 후에 각각 140회/년에서 176회/년으로 모든 작업 횟수 중 가장 많이 증가하였다. 또한, 모든 화학물질의 비발암 및 발암 위해도는 노출 경로에 상관없이 증가하였다. 최악의 노출 시나리오 (95th 백분위수)에서 citric acid, benzethonium chloride, benzyl-C12-16-alkyldimethyl chlorides, 및 sodium chlorite의 흡입 노출과 isopropyl alcohol 및 benzyl-C12-16-alkyldimethyl chlorides의 경피 노출에 대한 노출안전역(Margin of Exposure, MOE)은 코로나-19 발생 전에 허용 가능한 수준 (>100)이었지만, 코로나-19 발생 후에 허용 가능하지 않은 (<100)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dichlorvos의 발암위해도는 흡입과 경피 모두 코로나-19 발생 전후에 허용가능한 수준이었으나 (>10-6), 코로나-19 발생 후에는 상대적으로 위험 수준에 근접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발생 후 좋지 않은 건강 증상을 경험한 근로자는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유의하게 많았으며 (p<0.05), 근육 무기력증 (31%), 피부/얼굴 따끔거림 (28.7%), 호흡 곤란/목 통증 (24.1%) 순으로 나타났다.
제 3 장에서는 한국의 제 4 기 국민환경보건기초조사 (Korea National Environmental Health and Survey, KoNEHS) (2018-2020) 자료를 활용해서 어린이, 청소년, 어른에서의 살생물물질 노출 수준을 파악하고, 그 노출원을 파악하고자 했다. 대상 살생물물질로는 국내외 생체 모니터링 프로그램에서 빈번히 검출되는 페놀류 1 종 (트리클로산), 파라벤류 4 종 (메틸, 에틸, 프로필, 뷰틸 파라벤) 및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 대사체 1 종 (3-페녹시벤조익산)을 선정하였다. 요중 살생물물질 농도와 인구학적 및 행동특성과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일반 선형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한국 일반인구집단에서 개인위생용품의 사용은 파라벤 노출과 관련이 있었으며, 여름과 가을의 모기약 및 살충제 사용은 피레스로이드계의 노출과 관련이 있었다. 게다가 청소년과 성인이 어린이보다 노출되는 살생물제의 종류가 다양했다. 어린이의 경우 매니큐어, 헤어제품, 여름과 겨울의 살충제 사용이 주된 살생물물질의 노출원이었으며, 청소년의 경우 자외선차단제, 가을 살충제, 봄 모기약 및 냉동식품의 섭취가 주된 노출원이었다. 성인에서는 자외선차단제, 화장품, 헤어케어 제품 사용, 채소 섭취 등이 살생물제의 주요 노출원이었다. 본 연구는 한국의 어린이, 청소년, 성인 간에 살생물제 노출원이 다름을 제안하며, 이러한 일반인구집단의 인구학적 행동적 특성에 기초하여 살생물제 노출 저감을 위한 공중보건 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제 4 장에서는 한국의 KoNEHS 2018-2020 자료를 활용하여 한국 어린이, 청소년 및 어른에서 환경 중 살생물물질 (트리클로산, 메틸, 에틸, 프로필, 뷰틸 파라벤, 및 3-페녹시벤조익산 수치)의 노출에 따른 알레르기 질환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요중 살생물물질의 농도와 알레르기 질환의 연관성을 평가하기 위해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살생물물질의 혼합물과 알레르기 질환의 연관성을 평가하기 위해 베이지안 커널 머신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요중 트리클로산은 어린이에서 아토피와 유의한 양의 연관성이 관찰되었으며, 살생물질 중 아토피 유병에 가장 큰 기여 (0.8082)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중 메틸 및 에틸 파라벤 수치는 미취학 아동에서 알레르기 비염과 유의한 양의 연관성이 관찰되었으며, 메틸 파라벤이 이 연관성에 가장 큰 기여 (0.9210)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별에 따른 영향이 연령 그룹에 따라 일관되지는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주목할 만한 연관성이 관찰되었다. 본 연구는 한국 일반 인구집단에서 관찰되는 살생물물질의 노출 수준에서 단일 및 복합 살생물질의 노출이 알레르기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2018 년도와 2021 년도에 조사한 단면 설문조사와 제 4 기 국민환경보건기초조사 (2018-2020) 자료를 활용하여 직업적 또는 환경적으로 노출된 살생물제가 한국의 방역소독작업자와 일반인구집단에게 인체 위해를 입힌다는 것을 제시하였다. 방역소독작업자들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비해 발생 이후 17 개의 비발암 물질 중 4 개의 살균소독물질 흡입 위해도가 위해 수준으로 변했으며, 2 개의 살균소독물질 경피 위해도가 위해 수준으로 변하였다. 일반인구집단에서 어린이의 경우 패스트푸드 등의 가공식품 섭취를 통한 노출이 청소년과 어른에서는 개인위생용품 등의 제품 사용으로 인한 노출이 주요 원인이었다. 또한, 이렇게 노출된 살생물질 중 트리클로산은 어린이의 아토피에 가장 큰 영향을 메틸파라벤은 영유아의 알레르기 비염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경우에 방역소독작업자의 살생물질로 인한 인체 위해도를 최초로 평가한 역학 연구이며, 한국의 일반인구집단에서 살생물물질의 노출원은 연령군에 따라 다양하며, 이 물질의 단일 및 복합 노출이 한국 인구에서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고한 첫 번째 역학 연구이다. 전 세계적으로 살생물물질의 사용량이 증가하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본 연구의 결과는 살생물물질의 노출 저감을 위한 정책 마련의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