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문학 지식 교육에서 교육적 인식론을 기반으로 하는 협력 탐구를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설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식 교육은 인식론과 깊은 관련이 있으므로 바람직한 지식 교육을 위해서는 기존 인식론의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인식론인 교육적 인식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문학 지식을 교육한다는 올바른 의미를 다시 살피고 문학 교육에서 다루는 문학 지식의 특성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교육적 인식론을 문학 교실에 맞게 가공한 것이 교육적 공조를 통한 협력 탐구이다. 이 협력 탐구를 문학 교실에 적용할 때 어떤 단계와 절차가 필요한지 그 설계 방향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문학 교실에서 협력 탐구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문학 지식 가운데 몇 가지를 그 사례로 선정하여 적용과정과 그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여 보았다.
바람직한 문학 지식 교육을 위해서는 인식론의 전환이 필요한데, 정초주의와 반정초주의의 대안으로 나타난 것이 교육적 인식론이다. 교육적 인식론은 선진의 지식에 후진이 승복한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지식의 상대적 우열을 판가름하는 것이다. 정해진 답이 있다는 정초주의와 모든 것을 정답으로 인정해도 좋다는 반정초주의보다는, 정답은 없지만 교육적 교섭으로 더 나은 지식을 가늠할 수 있다는 교육적 인식론이 지식 교육에서 따라야 할 관점이다.
문학 지식은 첫째, 전체적인 개념체계의 성격을 지닌다. 둘째, 문학 지식은 인지, 정서, 경험의 요소를 두루 포함한다. 셋째, 문학 지식은 개인의 주체적인 점유과정으로 얻게 된다. 넷째, 문학 지식은 언제나 달라지고 새롭게 바뀔 수 있다. 다섯째, 문학 지식 가운데는 수준차를 가릴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문학 교육에서 다루는 문학지식의 특성이 이렇다고 할 때, 문학 지식을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선,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식 교육은 다른 인식론보다 교육적 인식론을 기반으로 해야 하며, 문학지식 교육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온전한 교육적 교섭을 통해 자신의 지식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 연구에서는 바람직한 문학 지식 교육을 위해, 교육적 인식론을 문학 교실의 상황에 맞게 가공한 '교육적 공조를 통한 협력탐구'를 적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길을 밟으면서 도움을 주는 것이 '교육적 공조'이고, 교육의 주체들이 어떤 문학 지식에 대해 같이 탐구하고 토론하면서 그 지식의 타당함을 검증해 보는 것이 '협력 탐구'이다.
협력 탐구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단계와 절차가 필요한데, 첫째,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때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다듬고 손질한 문학 지식은 더 높은 수준의 지식을 배우기 위한 방편이자 오류이다. 둘째, 여러 이론과 지식을 살펴보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인식론의 신념이 성장하게 해야 한다. 셋째, 문학 지식에 대해 학생개인 스스로가 검증하게 하여 문학 지식에 대한 증득을 체험하게 해야 한다. 넷째, 어떤 문학 지식에 대한 여러 견해나 주장들을 함께 검증하면서 그 지식의 타당성을 검증해 보는 활동을 해야 한다.
다음으로 몇 가지 문학 지식을 선정하여 협력 탐구의 적용 사례를 보였다. 고소설의 첫 작품은 어떤 작품인지, 어학적 해독이 다양해 작품의 해석도 갖가지인 「청산별곡」과 「다정가」 같은 작품을 어떻게 해독하고 해석할지, 협력 탐구의 단계와 절차를 밟아가면서 탐구해 볼 수 있다.
문학 지식 교육에서 협력 탐구 활동은 다음과 같은 장점과 의의를 지닌다. 첫째, 절대적 지식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정답처럼 정해진 문학 지식을 그대로 재생하는 것에서 벗어나 주체가 스스로 구성해 나가는 것임을 경험하게 된다. 둘째, 지식 탐구의 열정을 높일 수 있다. 교과의 지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활발한 탐구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셋째, 교육활동의 진정한 가치를 경험할 수 있다. 협력 탐구는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더 나은 지식을 가려보는 활동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가르침과 배움의 보람을 경험할 수 있다. 넷째, 문학 지식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문학 연구에서 마련한 문학 지식이 문학 교실로 내려오는 것을 넘어, 이제 문학 교실에서 탐구한 지식이 오히려 문학 연구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