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시각장애인의 자립의지가 진로적응성에 미치는 영향에서 자기결정력의 매개효과와 인구통계학적 특성 중 시각장애 정도의 조절효과를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목적 달성을 위한 연구문제는 첫째, 시각장애인의 자립의지가 진로적응성에 영향을 미치는가? 둘째, 시각장애인의 자립의지가 진로적응성에 미치는 영향에서 자기결정력은 매개역할을 하는가? 셋째, 시각장애인의 자립의지가 진로적응성에 미치는 영향에서 인구통계학적 특성 중 시각장애정도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는가로 설정하였다.
이를 위해 전국의 시각장애인 2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회수된 설문지의 자료처리는 통계프로그램인 SPSS와 AMOS를 사용하여 구조방정식모형을 설정하고 전반적인 인과관계를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시각장애인의 자립의지 하위요인 중 건강생활은 진로적응성의 하위요인인 결정성, 목적성, 확신성 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립의지 하위요인 중 활동지원은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시각장애인의 자립의지와 자기결정력의 인과관계를 분석한 결과 자립의지의 하위요인 중 건강생활은 자기결정력의 하위요인 중 관계성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만, 자율성과 유능성에는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개변수인 자기결정력과 종속변수인 진로적응성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자기결정력의 하위요인 중 자율성은 진로적응성의 하위요인 중 목적성과 확신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기결정력의 하위요인 중 관계성은 진로적응성에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각장애인의 자립의지가 진로적응성에 미치는 영향에서 자기결정력의 매개효과를 분석한 결과 자기결정력의 하위요인 중 유능성은 자립의지의 하위요인 중 건강생활과 진로적응성의 하위요인 중 결정성과의 관계에서 부분 매개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기결정력의 하위요소 중 관계성은 자립의지의 하위요인 중 건강생활과 진로적응성의 하위요인 중 결정성과의 관계에서 부분 매개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시각장애인의 자립의지가 진로적응성에 미치는 영향에서 시각장애 정도의 조절효과를 분석한 결과, 빛을 전혀 지각하지 못하는 집단에서는 자립의지 하위요인 중 건강생활이 진로적응성 하위요인 중 결정성, 목적성, 확신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빛을 지각할 수 있는 집단에서는 자립의지 하위요인 중 건강생활이 진로적응성의 하위요인 중 결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시각장애인들은 직업의 선택과 결정, 그리고 준비하는데 있어서 활동지원사와 같은 타인의 도움보다는 개인의 건강이 중요한 요소라고 인식하고 있다. 또한 평소 건강을 잘 유지하면서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 쇼핑 또는 여행을 즐기거나, 지인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는 등 관계성이 높은 시각장애인일수록 진로적응성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시각장애인의 진로적응성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구안 시 개인의 건강생활 유지와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건강교실이나 스포츠활동과 같은 내용들이 포함되어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직업탐색 프로그램 계획 시 시각장애인이 자율성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직업들을 많이 발굴하여 소개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프로그램 차원에서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자율성은 높아질 것이고 진로적응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시각장애인이 자기효능감과 같은 유능성이 높을수록 진로적응성도 높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시각장애인이 진로에 대한 분명한 목적을 세우고, 직업을 결정하고, 결정한 직업에 대한 확신성을 가지게 하려면 시각장애인 개인의 역량을 증진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구안과 제공이 필요하다.
넷째, 전혀 빛을 지각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빛 정도는 지각하는 시각장애인보다 진로적응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달리 말하면 전혀 빛을 지각하지 못하는 중증 시각장애의 경우 직업생활 유지를 위해 무엇보다도 자신의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진로적응성 향상 프로그램 구안 시 시각장애의 정도, 자기결정력의 수준에 따른 다양한 활동과 내용들이 포함되어야 함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