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1600년 초 연행록 10여 편의 문학적 특성, 견문의 서술 양상 등을 검토한다. 구체적으로는 17세기에 들어선 시점부터 선조가 임종하기까지의 기간(1600-1607)에 속하는 연행을 기록한 연행록이 연구대상에 해당한다. 이는 해당 시기 연행록이 청에 대한 반감과 현실 도피적 小中華 의식이 텍스트에 보편적으로 내재된 17세기 중반 이후 연행록과 엄연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주목이 상대적으로 덜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원전 텍스트 및 연구 자료들에 비하면 국소적인 몇몇 사례를 소개하는 데 그치고, 본고에서 연구대상으로 삼은 연행록들 중 몇 편은 원본을 현재로서 확인하기 어려운 텍스트가 있다는 점이 연구의 한계로 작용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고는 미시적으로 17세기 초 연행록의 텍스트 양식, 전후 연행록 간에 견문을 蹈襲·遺傳하여 텍스트를 작성하는 방식, 무역을 통한 중국 무기와 서적 수입, 연행 노정을 통해 체험한 명 말기 사회의 혼란상 등에 관련된 몇몇 사례들을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시문의 경우 각각의 시인들이 연행 경험을 통해 몇몇 주제를 어떻게 전개해나갔는지 분석하였다. 비록 부족하나마 연구를 통해 17세기 초 연행록의 제반 양상 중에서 부분적으로 구체화된 요소들이 있다는 점이 본고의 의의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