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정신분석학적 관점을 통해서 본 의례의 치유적 요소를 중심으로 기독교 공동체의 의례가 목회적 돌봄을 위한 효과적인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연구를 담고 있다. 의례와 정신분석의 대화에서 얻어진 통찰을 통하여 기독교의 전통적인 의례가 갖고 있는 치유적 및 변형적 요소들을 발견하고 이해하고자 시도한 것이다.
연구자는 본 논문에서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 행하는 의례의 공간을 상호주관적 친교의 장으로, 전이의 단계가 이루어지는 중간공간으로, 최적의 좌절 경험을 제공하며 공감적 자기대상의 역할을 감당하는 안아주고 담아주는 장으로 보았다. 상호주관적 친교의 장으로서 기독교 공동체의 의례는 성도로 하여금 절대의존의 기초 공동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자기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계와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며, 그럼으로써 고립감의 극복, 안정감의 회복 등 치유적인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이때 의례의 장은 촉진적 환경으로서의 담아주는 그릇의 역할을 감당하게 되며 의례의 과정을 통해서 인간의 세계와 신의 세계가 상호연합과 친교의 방향을 지향하게 된다.
중간공간으로서의 의례의 전이 과정 안에서 위기와 고통 가운데 있는 이들뿐만 아니라 생의 중요한 전환점에 있는 이들이 안전하게 혼돈과 무질서의 과정을 거쳐나가게 된다. 통과의례적 속성을 지니고 있는 기독교 공동체의 의례는 공감적 자기대상의 역할과 최적의 좌절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성도로 하여금 자기 통합과 자기 초월의 자리에까지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기독교 공동체의 의례는 성령의 임재로 이루어지는 은혜의 중간공간을 제공해 줌으로써, 기초적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고, 자기 초월의 전이를 경험하게 하며, 그럼으로써 비로소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새롭게 창조된 자기로의 변형과 통합을 이루어가게 된다. 결국 기독교 의례는 공동체 안에서 '이웃을 내 몸과 사랑'하는 자기 및 '하나님 안에서의 자기의 재발견'으로 변형되도록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