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Alfred N. Whitehead)의 철학에 근거한 '과정 자연주의'와 '자연주의적 유신론'을 대조한 연구이다. 같은 뿌리를 가진 '과정 자연주의'와 '자연주의적 유신론'은 화이트헤드의 철학을 따라 모두 초자연적이고 초월적인 절대자에 대한 관념을 거부하지만 '신적 실재'의 실제적인 기능과 활동을 인정하는지에 따라 그 입지를 달리한다. 이에 본 논문은 '신'의 실제적인 기능을 인정하지 않는 '과정 자연주의'와 자연주의적인 방식으로 기능하는 '신적 실재'를 지지하는 '자연주의적 유신론'의 대비를 통해 '신적 실재'에 대한 종교적 경험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과 유효성을 다룬다.
'과정 자연주의'와 '자연주의적 유신론'의 선명한 대비를 위해 본 논고에서는 로저 에임스(Roger T. Ames)와 데이비드 홀(David L. Hall)의 『중용』 해석인 Focusing the Familiar에 주목한다. 『중용』의 해석에 있어 초월적인 실재를 배제하고 인간과 세계 간의 상관적이고 역동적인 공동-창조성을 주장하는 에임스와 홀을 '과정 자연주의'의 입장에 세우고, '자연주의적 유신론'의 입장에서 『중용』에 대한 해석을 제시한다. 화이트헤드 철학에서 영감을 얻어 『중용』의 핵심용어인 '성(誠)'을 '창조성(creativity)'으로 이해한 에임스와 홀의 번역과 해석의 적절성 여부를 논하면서, 이를 위해 화이트헤드 철학의 전문적 기술용어인 '창조성(creativity)'의 개념과 위상을 분석하고, 과정철학적 세계관의 성립을 위해 '창조성'과 함께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필수적인 요소들과 '신적 실재'의 역할을 제시한다.
나아가 『중용』의 '天(tian, 하늘)'을 '자연주의적 유신론'의 '신적 실재'로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밝히고, 이러한 이해가 '창조성'의 도입에 따르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며, 『중용』의 해석적 풍성함을 더할 수 있음을 논증한다.
본 논고는 '창조성(creativity)'과 함께 『중용』의 또 다른 중요한 테제인 '군자(君子)'에 관해 다룬다. 『중용』의 '이상적 인간'인 '군자(君子)'를 과정 가운데 있는 '사건적 존재'로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설명하고, 매 순간 일어나는 '인간적 사건'이 이상적 인간으로서 '군자적 사건(junzial event)'이 될 수 있는 구조를 분석하여 제시하며, 그 근거를 '자연주의적 유신론'의 사유를 통해 입증한다.
마지막으로 본 논고는 『중용』이 목적하는 바, 인간이 성취해야 할 이상적이고 실천적인 길을 '과정 자연주의'와 '자연주의적 유신론'의 화이트헤드주의 윤리에서 찾는다. 화이트헤드주의 윤리는 '도덕적 이상'이나 '도덕적 판단'의 인식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을 '도덕적 책임'을 가진 '주체'로 확립한다. 나아가 세계의 질서를 증진하고 선을 향해 전진하도록 이끄는 동력으로서 '과정 자연주의'와 '자연주의적 유신론'의 간의 차별되는 효과를 『중용』의 '天(tian, 하늘)'과 '천명(tianming 天命)'과 관련지어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