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장편소설 『100병동』의 창작을 통해 다양한 애도의 글쓰기 기법을 연구하고 특히, 애도의 특징을 드러내는 창작기법 탐구를 목적으로 한다. 죽음에 맞닿아 있는 최후의 삶을 살아가는 환자와 돌보는 주변인들 사이에서 삶과 죽음이 줄다리기 식으로 이어지는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한 인물이 어떻게 신앙인으로 눈떠 가는가를 탐구할 것이다.
그만큼 『100병동』이라는 소설은 '복합부위통증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는 아내와 그런 아내를 간병하는 화자 '나' 사이의 긴장감으로 팽팽하게 짜여 있다. 두 사람의 긴장감을 중심 플롯으로 하고, 그 개인적인 삶과 죽음 사이의 긴장감은 보다 보편화하는 창작 과정이 형성된다. 한쪽은 죽음으로 치달아가고, 다른 한쪽은 그 죽음에서 멀어져 자신의 삶을 찾으려는 안간힘이다. 이 둘 사이의 긴장감을 하나의 중심 이야기 축으로 소설은 짜인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의 긴장감이 아내의 죽음으로 혼자만의 삶으로 남아버리게 된다. 하지만 남은 '나', 간병인은 죄책감 때문에 삶을 감당하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100병동』은 애도소설이기도 하다. 애도자인 간병인인 화자 '나'는 개별적인 문제를 보편화 해가며 소설의 플롯을 확산해 간다.
아내가 죽은 후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삶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 화자인 '나'는 100병동에서 요양보호사가 되어 다양한 최후의 삶을 목도하고, 그들을 간병한다. 여기에 소설은 다양한 인물의 삶과 죽음이 부챗살처럼 등장하고 화자는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면서 플롯을 복합화시킨다. 그리고 복합 플롯을 수렴하는 중추적인 중심 플롯은 화자 '나'의 간접적인 신앙 간증 및 획득이다. 신에 대한 의심에서 출발한 '나'의 내면은 요양보호사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신에게 가까이 가면서 애도 장애를 극복해 간다.
이에 따라 본 논문과 소설은 신앙 간증과 같은 플롯의 애도 과정을 통해 『100병동』에서 최후의 삶과 죽음 이후 애도자의 삶을 탐구한다. 무엇보다도 창작의 실제를 통해서 최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애도의 문제를 소설적으로 어떻게 형상화하는가에 초점을 두었는가를 보여준다.
『100병동』에서 100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여기에서 100은 100세까지 살고 싶은 인물들의 바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한국어의 '온'의 의미, 즉 살인을 꿈꾸던 인간성의 말살을 보여주던 주인공이, 믿음의 진정한 의미를 회복하면서 사람다움과 종교인다움을 갖춰나가는 모습을 뜻한다. 더불어, 아버지의 '의료사고'라는 감당하기 힘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 더욱 집중하는 소설 속, 기도하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통해 순백의 완전한 사랑, 위기의 순간에 하나님께 더욱 집중하는 완전한 신앙을 100이라는 숫자로 그려내고자 하였다.
이와 같은 주제를 메타픽션의 방법으로 창작하고 있는 게 『100병동』이다. 이때 메타픽션의 기법은 플롯이나 문체 등의 방법으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