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내러티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마가복음 5:1-20이 처음부터 예수님의 이방인 선교를 염두에 두고 서술되었음을 논증하였다. 그 논의는 1세기 독자/청중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즉 본문은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축귀/이적기사라는 범주에서만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본문에는 다른 축귀/이적기사와 확연히 구별되는 내용들이 많고, 특히 18-20절의 경우 마가복음의 주된 독자/청중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방인들로 하여금 그들 자신 또한 본문의 스토리에 등장하는 귀신 들렸던 사람처럼 예수님이 불쌍히 여기신 것을 회상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면, 본문의 중심이 18-20절로 이동하면서 본문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볼 때, '마가복음의 저자가 어떤 담론을 가지고 1세기 당시 독자/청중을 설득하고자 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이러한 논의들을 진행하다 보면, 18-20절은 그동안 학자들이 부록이나 결론으로 취급해 오던 것과 달리 오히려 본론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방인 선교의 시작을 설명하기 위해 18-20절을 첨가 편집한 것이 아니라 본문 전체를 통해 그것을 설명하고자 했고, 그러한 구도하에서는 두 부분(1-17절, 18-20절) 중에서 앞부분을 생략할 수도 있다는 가정까지 가능해진다. 물론 예수님의 이방인 선교가 본문 이후에 어떻게 이어지고 확대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앞부분도 필요하다.
이와 같이 본문을 내러티브 특성에 맞춰 읽다 보면 기존의 해석과는 다른 본문의 의미/저자의 의도를 발견할 수 있다. 즉 마가복음 5:1-20은 애초에 예수님의 이방인 선교에 주안점을 두고 통전적으로 기술되었고, 본문을 시발점으로 예수님의 이방인 선교가 이후에도 이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본 연구는 서두에서 언급한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스토리 차원보다는 담론 차원에서 본문의 내러티브를 분석했다. 그러한 분석은 마가복음이 문학적 문헌, 1세기 고대문헌, 신학적 문헌이었다는 3중적 관점에 기초하고 있다. 내러티브 분석에 이어 담론 차원의 서사적 주해를 시도했으며, 신학적 의미 탐구가 이루어졌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마가복음에서의 예수님의 이방인 선교는 새롭게 조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