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에 장기 체류한 동남아시아 결혼이주여성들의 생활세계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그들의 정착 체험의 본질적인 의미를 탐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22년 3월부터 8월까지 한국에서 10년 이상 장기 체류한 동남아시아 결혼이주여성 10명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진행하였다.
연구방법으로는 현상학적 질적 연구방법 중 하나인 Van Manen의 해석학적 현상학을 채택하였다. Van Manen(1990)이 제시한 네 가지 실존체인 체험된 시간(lived time), 체험된 공간(lived space), 체험된 신체(lived body), 체험된 관계(lived relationship)를 중심으로, 현상학적 반성을 통해 10명의 연구 참여자의 인터뷰내용, 현장노트 및 관찰 자료 등을 분석하였다. 밝혀진 중심의미와 주제들을 연구자의 경험, 어원, 문학작품 등과 비교 검토하여, 4개의 본질적 주제와 17개의 드러난 주제로 도출하였다.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체험된 시간성에서는 '경험의 누적과 반복적 순환'이라는 본질적 주제와 이에 대한 하위 주제인 '성장욕구에 귀 기울이기', '도전할 기회 놓지 않기', '넓어지는 사회적 자본', '나에 대한 새로운 인식', '안정된 삶에서 찾은 여유' 가 도출되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참여자들은 자신의 성장욕구에 귀 기울이며 도전하고, 사회적 자본을 쌓으며, 이를 바탕으로 안정된 삶에서 여유를 찾음으로써 자신의 이상이 실현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체험된 공간성에서는 '확장되는 생활세계'라는 본질적 주제와 이에 대한 하위 주제인 '문화차이 너머', '적응을 위해 탐색하기', '선택에 따른 대가지불', '악착스럽게 살아내기'가 도출되었다. 참여자들은 한국사회의 낯선 환경의 양면 속에서도 사회적응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탐색하며, 자신의 선택에 따른 대가를 감당하고 그 안에서 악착스럽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체험된 신체성에서는 '나를 위한 돌봄'이라는 본질적 주제와 이에 대한 하위 주제로 '부정적 감정에 대응하기', '상처 난 자존심 드러내기', '쌓여가는 마음의 병 인지' 가 도출되었다. 나를 위한 돌봄을 위해 참여자들은 지속된 부정적 감정에 대응하고, 상처 난 자존심을 드러내며, 쌓여가는 마음의 병을 인지함으로써 자기 돌봄의 중요성을 인식하였다. 마지막으로 체험된 관계성에서는 '관계망 중심에 선 나'라는 본질적 주제에 이에 대한 하위 주제로 '여전히 넘기 힘든 사회적 장애물', '관계의 해체와 재구성', '가족 사이의 쿠션(cushion)되기', '재설정하는 가족관계', '확장된 자국민과의 관계' 가 도출되었다. 이는 참여자들이 다양한 사회적 관계망에서 서로 다른 '나' 를 경험하며, 그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재구성하고, 사회적 정체성과 자기이해로,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 정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결과에서 참여자들의 한국사회 정착체험은 사회에 적응하고 정착하는 과정을 통해 변화하고 발전해 왔다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그들은 결혼이주를 통해 한국사회에 정착하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삶의 변화와 발전, 즉 '화양연화' 를 경험했다. 그러나 그들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고, 그들은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 꿈은 자신과 그들의 후손이 새로운 삶을 창조하고, 자신들의 경험과 이중 배경을 인정받는 사회에 일조하는 것으로, 그들의 도전은 '끝나지 않는 화양연화' 라고 명명할 수 있다.
이에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결혼이주여성의 다층적 정착 체험을 논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복지의 실천과 정책적 함의를 제시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한국사회에서 장기간 생활한 결혼이주여성의 정착체험을 탐색한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연구의 물리적 한계를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보다 깊이 있는 후속 연구방안을 제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