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3 박테리오파지는 F pili를 갖는 Escherichia coli에 특이적으로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자신의 유전자와 그를 감싸는 5개의 껍질 단백질로 구성된 매우 간단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Genetic engineering을 통해 파지 표면에 원하는 물질을 발현시킬 수 있는 phage display 기술이 개발된 이래, 주로 균 감염에 대해 항생제를 대체할 목적으로 파지를 연구해 왔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의약학뿐 아니라 나노소재 분야에 걸친 광범위한 분야에서 파지를 이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파지를 약물, 방어 항원 등에 대한 하나의 전달 도구로써 활용하고자 하는 연구가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어류에 외래 물질을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써 파지를 이용하고자 genetic engineering을 통해 자기 유전자에 외래 DNA를 갖는 그리고 표면에 외래 단백질을 발현하는 재조합 파지를 제작하였다.
파지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외래 유전자로는 면역 자극 DNA로써 특히 넙치에서 스쿠티카충, Edwardsiella tarda와 같은 병원체에 대한 방어 효과가 보고된 바 있는 CpG-ODN 1668를 선정하였다. 파지는 복강주사를 통해 넙치에 전달하였고, 접종 48 hpi에 두신을 절취하여 식세포를 분리 및 선천 면역세포의 활성화 수준을 확인하고자 Chemilumin escence(CL) assay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면역 자극 CpG motif를 갖는 파지를 접종한 그룹에서 가장 높은 CL intensity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파지 표면에 외래 물질의 발현을 통한 전달은 phage display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데, 기존 시스템으로는 파지 표면에 타겟 물질을 많은 수로 발현시키고자 할 때 주로 사용되는 8번 coat protein(p8)에 발현할 수 있는 물질의 크기가 최대 15개 아미노산으로, display 할 수 있는 물질의 크기가 상당히 제한된다. 본 연구에서는 파지와 같이 하나의 전달 도구로써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Virus Like Particles(VLPs) 표면을 다양한 크기의 항원으로 장식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 SpyCatcher/SpyTag system의 적용을 통해 기존의 파지 디스플레이 시스템으로는 display가 불가능한 크기의 단백질을 p8에 display 하고자 했다. SDS-PAGE 및 Western blot assay에서 conjugation band의 detection을 통해 SpyCatcher/SpyTag 사이의 conjugation reaction이 진행되었음을 확인하였고, 나아가 단백질을 display 하는 파지를 무지개송어에 적용하였을 때 ELISA assay에서 단백질만 접종한 그룹보다 높은 항체가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충분한 면역반응 유도를 위해 면역증강제의 첨가가 필수적인 재조합 단백질 백신과 달리, 면역증강제 첨가 없이도 항체가 유도가 가능한 점은 전달 도구로써 파지가 갖는 큰 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파지를 항원 전달 도구로써 실제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백신 실험을 추가적으로 진행하여 유도된 항체가가 병원체에 대한 방어와도 이어지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효과가 확인된다면 파지의 다양한 항원에 대한 전달 도구 또는 백신으로써의 활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