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외에 전자통신기기를 사용하여 업무전달을 하는 것을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 되었다.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의 빈도와 업무량이 증가하면서 개인의 성장 욕구와 기회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져 일-성장 갈등은 물론 이직의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의 범위를 매체나 대상에만 집중할 뿐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의 구체적인 특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본 연구는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의 특성을 빈도와 업무량뿐만 아니라 전달업무의 중요성과 긴급성 등의 요인들을 다루고, 이들 요인들의 상호작용 효과를 분석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자원보존이론(resource conservation theory)을 바탕으로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의 빈도와 업무량이 일-성장 갈등과 이직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직무요구-자원 이론(job demands-resources model)에 기초하여 중요성과 긴급성이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의 빈도, 업무량과 일-성장 갈등 사이의 관계에 미치는 조절효과를 확인하고자 한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으며, 149명의 한국 직장인과 260명 중국 직장인으로부터 자료를 수집하여 총 409부의 설문을 최종 분석에 활용하였다.
위계적 회귀분석과 부트스트래핑 분석을 통해 나타난 유의미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의 업무량은 이직의도에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의 빈도와 업무량은 모두 일-성장 갈등에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일-성장 갈등은 이직의도에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일-성장 갈등은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의 빈도, 업무량과 이직의도의 관계를 부분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전달업무의 중요성과 긴급성의 조절효과에 대한 분석결과, 전달업무의 긴급성이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의 빈도가 일-성장 갈등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가 갖는 이론적 시사점과 실무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 특성을 세분화하여 일-성장 갈등과 이직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검증한 부분에서 의미를 갖는다. 둘째, 본 연구는 한국과 중국의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의 특징을 비교 분석하여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 상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셋째,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 기존연구는 일-가정 갈등에 집중해온 반면, 본 연구는 구성원의 성장과 개발에 초점을 두어 그 효과를 자원보존 이론을 바탕으로 살펴보았다. 구체적으로, 근무시간 외 업무전달의 빈도, 업무량이 구성원들의 일-성장 갈등을 유발하고, 일-성장 갈등이 구성원의 이직의도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검증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일-성장 갈등에 관한 연구의 외연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다섯째, 본 연구는 조직이 가능한 한 근무시간 내에 관련한 업무를 완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적자원관리 제도의 설계에 있어서 근무시간 외 업무관리에 특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근무시간 외 업무수행을 합리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구성원들이 성장과 개발을 비롯하여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구성원들의 노동 정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