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조효생이 태극 작곡 기법에서 '태극악지(太極樂旨)' 이론에 따라 창작한 성악곡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다. 조효생은 중국의 저명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음악 이론가, 교육가이다. 조효생은 '태극' 작곡 기법을 사용하여 다양한 장르의 음악 작품을 창작하였다. '태극악지'는 음(陰)과 양(陽)의 상호 의존, 배제, 전환, 침투의 변화 및 발전과 함께 음집(音集)에 포함된 음수(音數)와 음정 함량(音程涵量)의 규칙적인 증감과 그에 대응하는 과정을 통하여 음악 구조의 내재적 힘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한다.
〈상아(嫦娥)〉는 조효생이 '태극악지' 기법을 사용하여 창작한 첫 번째 소프라노 독창곡이다(趙曉生, 2006). 이 곡은 태극 작곡 기법에서 '태극악지'의 '32쌍이 상호 보완하는 12음 음렬(音列)' 이론을 사용하였고, 음렬 중에 제8조 '무망(無妄)' 괘음렬(卦音列)에 승(升) 괘음렬을 더하여 만들어졌다. 태극 64괘음집(六十四卦音集)에서 '무망'괘 8음 음렬, '승'괘 4음 음렬은 '무망'과 '승'의 상호 보완, 두 가지 괘음렬의 결합으로 12음 음렬이 구성된다. 태극 32쌍이 상호 보완하는 12음 음렬은 논리적으로 빈틈이 없고 구조가 치밀하며 응용 방법이 무궁무진하다. '태극악지'는 중국 고대 〈주역(周易)〉의 철학적 사상을 사용하여 중국문화가 내포된 음악 형식이다. 이는 12음을 처리하는 새로운 창작 시스템을 제공하였으며 중국 민족 음악의 전통 사상과 서양의 12음 작곡을 서로 연결하였다.
그런 이유로 본 연구자는 서양의 12음 음렬 기법으로 작곡된 제2비엔나악파의 곡들을 먼저 살펴보고 작곡방식의 유사성과 연관성을 조효생의 〈상아〉와 비교 ·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조효생의 '태극이론'이나 서양의 '12음기법'이나 옥타브 안의 12개의 음들을 동등하게 다루면서, 모티브, 구조, 리듬에 따라 음들의 반복과 조합을 달리하고 규칙을 유연하게 변동시킨다는 공통점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