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인 문제로 인식되어 왔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다양한 정책과 협약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결정과정을 거쳐 기후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가 주요한 해결책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유엔기후변화협약체결, 교토의정서, 파리협약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한국 정부 역시 세계적인 연구개발 투자 흐름에 따라 기후 분야에 대한 정부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기후 분야 연구개발목표의 공공재성은 정부의 주도하에 추진되어야만 투자가 가능했기 때문에, 당위성이 강조되었으며 효율성에 대한 고려는 어려웠다. 하지만 기후 분야 정부투자가 강조된 지 10여 년이 지난 현재, 불확실성이 큰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결정이다. 또한 기후 분야 연구개발에 대한 정부투자는 여전히 필요한 상황으로 트랜드에 따른 투자전략보다는 효율성 제고를 통한 예산배분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 연구는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추진된 국가연구개발사업 내 기후기술 분류체계에 따라 분류되었던 과제 82,029개를 대상으로 효율성을 분석하였다. 국가연구개발사업을 대상으로 진행된 효율성 연구는 보통 특정 사업 또는 특정 기관에서 수행한 과제를 분야의 대표성으로 간주하고 연구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본 연구는 대상 분야를 전수적인 관점에서 정제함으로 대상이 명확화되었으며, 무엇보다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국가연구개발사업을 대상으로 한 첫 효율성 평가이자, 횡단면분석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10년 이상의 장기시계열 데이터를 통한 효율성과 생산성의 분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본 연구는 자료포락분석(Data Envelopment Analysis, DEA)을 기반으로 기후 분야 연구개발 효율성을 분석하였다. 분석단계로는 정태적 효율성 분석과 맘퀴스트에 기반한 동태적 생산성 분석을 실시하고 두 가지 결과를 통합한 Quadrant 모형을 제시함으로 DMU를 유형화하여 효율성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DEA 모형의 타당성 검증으로 토빗회귀분석을 통해 효율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하였다.
기후기술을 DMU(Decision making unite)로 분석한 결과, 기후기술의 연구개발 효율성은 가변규모수익을 기준으로 64%가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효율적인 DMU는 24개로 전체 대비 13.4%이며, 규모수익 기준으로 IRS 상태인 DMU가 110개 달했다. 이 의미는 투입요소가 증가함에 따라, 산출량은 투자대비 산출량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 상태로 전체 효율성이 더 높아질 수 있는 상태이다. 결국, 기후에 대한 재원투자는 여전히 더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기후 분야의 투자증가율은 연평균 12%로 전체 연구개발 투자증가율 6%보다는 높지만, 전체 내 기후 비중으로 보면 최근 5년간 13%대로 정체 수준이다. 현재까지 공격적인 투자를 이끌어 왔지만 앞으로도 기후 분야는 투자가 더 필요한 분야로 볼 수 있다. 연도별 특징으로 보면, 2015-2017 사이의 효율성 평균이 높고, 효율적인 DMU의 발생 건수도 높았다. 실제로 그 시기는 파리협약과 미션이노베이션 선언 등으로 청정에너지 공공부문의 투자에 대한 중점적인 지원이 약속되었고, 민간의 참여를 이끌기 위한 여러 가지 전략이 다양하게 나온 시기이기도 하다. 기후 분야에 세계적인 이슈가 집중됨에 따라 연구의 효율성이 높았졌던 것은 그만큼 정책적 관심이 연구성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기술별 효율성 특징으로는 다분야중첩이 가장 높았고, 기후변화예측모니터링,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높은 효율성이 관찰되었다. 다분야중첩 분야는 융합적인 성격의 기술로 투자에서는 특정부처의 주도도 없고, 서로 다른 기술을 융합함으로 새로운 목적을 달성하는 기술이다. 다분야중첩에서 효율성이 높았다는 사실은 협력연구와 융합연구 관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연구기획 시 참고할 만한 사항이다. 다만 산림육상은 타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저조하게 분석되었다. 연도별 규모수익 역시 모두 DRS 상태로, 현재 산출변수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투입이 되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비효율의 원인이 기술적인 측면에 있는 것을 감안하고 정책적 지원방향 설정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동태적 분석인 맘퀴스트 생산성분석 결과, 지난 12년간의 기후기술의 연구개발 생산성은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의 요인으로 기술효율성변화(TEC)의 11% 증가가 주요한 요인으로 분석되었는데, 이는 생산에 있어서 비효율적인 부분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내부적 효율성을 증대되어 생산성이 향상된 것을 말한다. 기후기술은 투자 초기만 하더라도 CCUS, 수소 등 생소한 기술로, 일각에서는 현실성 없는 기술로 간주하여 투자에 부정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간의 지속적인 투자는 기후기술의 확산을 이끌었고, 이 부분이 생산성 향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연구결과로써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정태적 결과와 동태적 결과를 통합함으로 Quadrant 모형에 14대 기후기술을 4가지로 유형화하여 배치하였다. 결과적으로 다분야중첩과 에너지 수요 기술은 정태적 효율성과 동태적 효율성을 동시에 갖춘 DMU로서 다른 DMU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반면, 신에너지, 비재생에너지, 해양수산연안 기술은 정태적 효율성과 동태적 효율성이 모두 낮은 DMU로 효율성 개선의 목표가 된다. 이 결과를 토대로 2020년 DMU를 대상으로 요소별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기후 분야 연구개발사업의 효율성 결정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토빗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연구비를 제외한 모든 변수에서 유의미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연구원수는 음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원수가 1단위가 늘어날 때마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결과로 나타났다. 총 연구비가 효율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연구개발 예산 심의과정에서 일반적으로 기존의 성과가 많은 곳에 연구비가 추가적으로 더 배정되고 그렇지 않은 곳에 보다 적게 배정되는데, 기본적인 통념과 반대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기술별로 살펴봤을 때, 기술별로 유의미한 변수의 차이는 컸다. 연구원수와 논문, 특허는 대부분의 기술에서 유의미한 영향력이 있는 변수로 측정되었고, 사업화 변수는 단 4개의 기술에서만 유의미한 변수로 측정되었는데, 이 결과는 기후기술별로 연구개발 효율성 증진을 위해서는 다른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첫째, 기후 분야의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최초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효율성 분석을 실시하였다. 지난 12년간의 투자와 성과를 다양한 DEA 모형을 활용함으로 정태적 분석, 동태적 분석, Quadrant분석을 실시함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기후 분야의 연구개발 효율성을 평가하였다. 둘째, 기후 분야의 연구개발은 장기간 투자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투입요소의 확대가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인 시사점이 크다고 생각되며, 앞으로 연구개발의 관리로 기후 분야의 효율성을 확대함에 따라 기술혁신을 통한 탄소중립 또한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셋째, 본 연구의 결과는 기후기술의 비효율성을 기반으로 거시적인 전략을 제안했다.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 다수의 국가 연구를 수행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수행하는 과제에 대한 비효율성의 파악을 기초로 연구개발을 기획함에 따라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기여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