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사도심에서 옛 물길은 도시의 기본 골격이 되었을 뿐 아니라 사람들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이와 관련한 사회·문화적 유산이 많다. 역사 장소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옛 물길을 복원하는 사업이 지속적으로 수행되었고, 그 대표적 사례가 청계천 복원이다. 청계천은 성공적인 도시 재개발 사업으로 평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성 복원, 생태성 회복, 주변 도시 개발 측면에서 다양한 한계점을 드러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지천 복원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러나 지천 복원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기후위기에 따른 도시 문제 심화는 지금의 물길 복원 쟁점이 청계천 복원 때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도심에 위치한 청계천의 지천은 홍수, 가뭄 등을 조절하는 도시시스템 및 수체계와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옛 물길 복원은 도시의 기후위기 대응 전략의 한 부분으로서 도시문제 완화 전략으로 계획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청계천 복원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역사도심의 옛 물길, 삼청동천의 복원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역사도심의 옛 물길 복원 쟁점과 관련한 이론을 고찰하고, 역사도심 내 옛 물길 복원 계획의 틀을 정립하였다. 그리고 이를 활용해 기존의 삼청동천 복원 계획을 분석하여 그 특성과 한계를 파악한 후,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삼청동천의 복원 방향을 정리하였다.
연구의 결과는 첫째, 삼청동천의 성격 변화를 수용하는 역사도시경관 복원과 비평적 복원을 기본 관점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삼청동천의 변화는 자연 요소인 물길이 사회문화적 필요에 의해 관리되면서 생성된 도시경관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도시의 유산이며, 과거 뿐 아니라 현재에도 도시시스템의 일부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옛 유로의 부분 공간마다 다양한 관계로 나타나는 유산 복원, 도시 수체계 조성, 수변공간 계획과 관련한 쟁점들이 종합적으로 검토되어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복원의 범위는 세 가지 측면에서 다르게 설정되어야 한다. 삼청동천의 지형 복원 및 유산 활용 범위는 도로 축소 가능 범위로 한정될 수 있지만, 친수 공간 계획 측면에서는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접한 공공공간을 포괄하는 확장적 영역을 고려해야 한다. 끝으로 수체계 조성 측면에서는 우수 관리를 중점으로 한 도시 수체계와 통합될 수 있도록 유역 전체를 복원의 범위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복원의 구체적 방향으로는 옛 물길 지형 복원 및 도시의 역사 유산 활용 측면에서 석축과 같은 매장문화재의 복원, 전시 등 활용적 기법을 통한 보존을 고수하고, 활용적 보존이 불가능한 구간의 경우 다양한 활동을 장려하는 비평적 복원 방식을 통해 새로운 경관과 물문화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친수 프로그램 도입 및 물길과 주변 공간 통합 도시계획 측면에서는 도시계획적 가이드라인을 통해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유형별 수변공간을 도시의 주요 보행 체계와 연계해야 한다. 또한 유역 단위의 수체계 조성 측면에서는 물길 복원을 도시의 기후위기 대응 전략으로 인식하여 우수 관리에 기초한 용수공급 및 배수 체계 신설이 필요하다.
이 연구는 청계천 복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시의 기후위기 대응 측면에서 삼청동천 복원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백운동천 등 역사 도심의 다른 옛 물길의 복원 방향 설정 시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치수 안전성과 관련한 쟁점을 함께 검토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제안한 삼청동천의 복원 방향은 치수 안전성과 함께 검토되어 추후에 보완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