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MDD) 환자의 인지기능이 약물치료 8주 후 치료 반응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정신화가 매개하는가를 검증한 전향적 연구이다. 2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주의, 집행기능, 처리속도, 기억 측정을 위해 포괄적 인지기능검사를 실시하였으며, 정신화 측정을 위해 자기보고식 정신화 척도(SRMQ)와 상위인지 자각척도(MAS)를 실시하였다. 치료 반응은 우울척도(CES-D, K-HDRS) 및 전반적 기능평가척도(SDS, GAF)에서의 호전 비율로 정의하였다. 우선 주요우울삽화에서의 증상 심각도와 인지기능 사이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자기보고식 우울척도의 점수와 도안유창성검사의 정반응수 사이에 유의한 부적 상관이 관찰되었다. 전반적 기능 수준과 인지기능의 경우 임상가 평정척도 점수와 숫자 바로 따라하기 점수 사이에 유의한 정적 상관이 있었다. 정신화의 경우 증상 심각도와는 유의한 상관을 보이지 않았으나 임상가가 평정한 기능 수준과는 유의한 상관을 보였다. SRMQ 점수는 다양한 인지기능(도안유창성, 즉각회상지수, 지연회상, 지연재인, 숫자 바로 따라하기, 숫자 거꾸로 따라하기)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고, MAS 점수는 지연재인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치료 반응 예측력 검증을 위해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정신화를 통제한 후 지연회상이 GAF에서의 기능 호전을 유의하게 예측하였고, 인지기능을 통제한 후 SRMQ 점수가 GAF에서의 기능 호전을 유의하게 예측하였다. 정신화의 매개효과 검증 결과, 지연회상과 숫자 거꾸로 따라하기 점수가 기능 호전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를 정신화가 매개하였다. 발병 연령을 공변인으로 투입한 후에는 매개효과의 유의성이 사라졌으며 지연회상이 기능 호전에 미치는 직접효과는 여전히 유의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기저선에서 지연회상이 낮은 환자가 단기 약물치료를 통해 전반적 기능 수준이 호전되는 등 더 큰 효과를 얻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작업기억과 지연회상이 양호하거나 높은 환자의 경우 치료 반응을 높이기 위해 치료 초반부터 정신화 향상에 초점을 둔 심리치료를 약물치료와 병행할 필요가 있음이 시사된다. 발병 연령 등의 공변인 통제 후에도 정신화의 매개효과가 유의한 지 명료화하기 위해 더 큰 표본을 대상으로 한 반복검증이 제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