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불안이라는 인간의 근원적 현상을 존재론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 존재론적 불안이 사람 형상 조각이라는 매체와 장르를 통해 어떠한 방식으로 나타나는지를 탐구하는데 목적이 있다.
먼저 실존적 관점에서 바라본 '존재의 선택 가능성'으로서의 원초적 불안의 개념과 본질적 관점에서 인과적 불안에 대한 각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여 살펴본다. 이 둘은 존재의 선택 가능성이라는 공통적 목표로써 불안을 다루지만 그 근원을 다르게 해석한다. 따라서 각 존재론적 관점에 따른 불안의 개념과 의미를 견주어 고찰하였다. 이어서 심리학적 분석을 통해 불안과 형상의 관계를 살펴본다. 정신분석학은 불안을 불가항력적 극복의 대상으로 규정하며 그 방법으로 대상화의 방식을 제시한다. 불안의 무의식적 구조 속에서 나타나는 이미지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 공통의 불안 형상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를 '원형'개념으로 발전시키고 '무의식적 원형'의 형상적 개념을 통해 불안과 형상의 관계를 제시하며 연구자의 주제와 형식인 불안과 형상화 연구에 대한 관계성을 설명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불안의 대상화 결과가 사람의 형상으로 드러나는 조각 작가를 연구하여 불안 형상의 전개양상을 살펴보았다. 또한 연구자의 작업과 연계하여 불안 형상의 근원적 특성과 인간 근원 감정이라 여겨지는 불안과 조형언어와의 상관관계를 규명하였다. 선행 작가들과 연구자는 상이한 존재론적 관점과 조형언어를 가지고 있지만 불안이라는 인간의 근본 감정을 기저 요인으로 그 존재를 형상적으로 탐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불안의 개념에 대한 존재론적 고찰과 형상의 대상화 양상을 연계하여 논의하였으며 실존적 현대미술의 상황 속에서 내면에 맺힌 상을 드러내는 형상의 본래적 기능을 확인하였다.
연구자는 불안 형상 작업을 시기별로 분류하고 조각적 형식을 분석하였다. 먼저 불안을 감각적으로 인지하여 형상화한 시기와 이를 극복 대상으로 여기는 의미론적 형상화로 이행한 시기로 나누었다. 이러한 구분은 존재론의 연구와 그에 따른 선택에 따르며 불안에 대한 태도 변화와 새로운 극복 가능성을 지닌 사랑의 발견에 기초한다. 이러한 토대 위에 소조 기법을 사용하여 불안의 형상을 가늠하였다. 불안의 원형적 형상들은 캐스팅을 통해 다른 물질로 치환되고 형상과 물질의 특성에 따라 색을 칠하거나 본래의 색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알맞은 점성을 가진 합성흙 작업을 통해 순간적으로 스치는 불안의 형상들을 작은 크기와 여러 색을 통해 직관적으로 드러내었다.
존재론의 선택과 불안의 형상 조각적 시도를 통해 불안과 사랑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존재론적 불안의 탐색은 불안의 실체를 파악하고 조각적 형식으로 대상화하여 극복하기 위한 능동적인 태도 변화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또한 불안의 형상화 과정에서 발견한 사랑의 의미와 역할, 불안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자의 의견을 게시하였다.
이론적 연구를 통해 불안의 개념에 대한 여러 의견을 상고하여 유사점과 상이성을 파악하였으며, 예술 영역에서 전개된 불안의 형상화 양상을 살펴보았다. 동시에 연구자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불안의 실체와 인과를 포착하여 전통적 조각의 형식인 소조를 통하여 형상화하였다. 이론의 연구와 선행 작업분석 및 형상 조각적 시도를 통해 불안의 본질적 의미를 규명하고 이를 극복하여 존재의 본질에 다가서고자 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