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1945~)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우리는 소비를 통해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우리는 단 하루도 무언가를 소비하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기란 불가능하며 의식주를 비롯한 필수품에서부터 취향을 반영하는 기호품, 심지어 경험과 지식까지 소비하고 또 소비한다. 소비는 곧 현대인 특히 2,30대의 정체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든 무엇인가로부터 소비를 강요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금도 많은 현대인들은 타인의 시선, 소비의 프레임 안에서 강요당하며 그에 따라 행동하며 수동적인 삶을 살아간다.
본 연구는 현대미술에서 인간의 소비욕망과 유관한 미술의 현황과 표현법을 분석하고 현대 소비사회와 인간의 욕망간의 관계에 집중한다. 현대인, 특히 연구자 본인과 같은 세대인 20,30대들은 무엇을 소비하고, 왜 소유를 위해 욕망하며, 무엇이 소비와 욕망을 잇는 매개체가 되는지 등의 질문에 작품을 통해 답을 찾고, 소비사회에서의 욕망을 정립할 수 있는 표현적 연구를 진행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다이아몬드 이미지가 주는 소비욕망의 의미를 규정하면서, 이러한 소비욕망은 자본주의의 과잉현상이 나타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소비사회에 드러나는 특징과 관계가 있다고 보고 우리의 욕망과 소비문화와의 관계를 분석했다. 이와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넓은 형태에서 소비사회라는 주제로 작업을 한 작가들 중심으로 선행 작가 연구를 진행하였다. 실비 플뢰리(Sylvie Fleury), 제프 쿤스(Jeff Koons),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작품을 살펴보며 팝아트와 그 시대적 자본주의 욕망의 전반적인 개념을 파악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작품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는지 살펴보고 그들의 작품의 경향과 의미, 개념 등을 분석하였다. 한편 이러한 고찰을 바탕으로 연구자 본인의 연구 작품을 살펴보았다. 첫째는 자연물과 다이아몬드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인공자연,, 두 번째는 다이아몬드 적층구조로 표현된 욕망의 탑, 셋째는 신화로 드러난 다이아몬드, 넷째는 디저트로 표현된 일상 속 욕망 이미지 등을 분석하였다.
먼저 자본주의의 역사에서 현대 소비사회의 양상 속 다이아몬드의 본질적인 의미를 보면 다이아몬드는 오랫동안 신분과 권위 그리고 부의 상징으로 알려져 왔었으나 오늘날에는 대중매체들을 통해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예술 작품 안에서는 현대인의 물질적인 욕망과 허영을 드러내는 사물로 많이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자는 작품연구에서 다이아몬드 이미지를 현대인의 소비욕망에 투영하여 작품을 제작하되 물질적인 가치와 전통적인 형태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재료와 표현기법으로 재해석하여 현대인의 소비행태를 관람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하였다.
이러한 현대 소비사회의 모습을 작품을 통해 표현하기 위해, 표현방법과 관련된 선행 작가의 작품들과 연구자의 작품을 비교했고, 연구자의 작품을 표현방법에 따라 분류하여 소개하면서 제작 과정, 의미작용, 의도 등을 분석했다. 욕망을 상징하는 다이아몬드를 의미작용의 중심축으로 위치시키고, 다이아몬드에 다양한 표현방법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현대 소비현상을 표현했다. 다이아몬드는 식물의 형상과 융합시키기도 하고 다이아몬드를 쌓은 형태로 응용하기도 하며,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대중매체의 특징들을 활용해 표현하기도 했다. 연구자는 이러한 논제에 대한 표현연구 과정에 있어 후기 구조주의적 관점에서 사회를 관찰하고 분석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연구자가 택한 접근방법은 근본적으로 욕망을 정의하고, 공식화 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었다. 표현연구를 통해 욕망을 종합적으로 조형화 할 수 있는 공식의 체계를 정립하길 원했고 욕망의 정신성과 물질성에 대한 확답을 내리고 싶었다. 본 논문에서 분석한 본인 작품들이 이러한 시도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욕망으로부터 연구자 스스로를 분리하기는 쉽지 않은 점이 있다. 이미 연구자 스스로가 자본에 의해 움직여지고 있고, 욕망에 포화되어 있기에 욕망에 대한 분석은 표면적이고 가시적인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는 제한점이 있다. 이러한 한계가 존재하지만 연구자는 어떠한 가치 판단이나 이상향을 제시한다기보다 연구자의 작품에 대해 자각하고 분석하며 앞으로의 작업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주변을 관찰하며 현대인의 소비욕망을 조형적으로 표현하는데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이어나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