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인들은 신화와 더불어 하늘의 사건과 인간의 삶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믿어 왔다. 별의 움직임으로 잃어버린 길을 찾거나 앞으로 일어날 일을 점치는 등,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은 삶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라 여겨 왔다.
본 연구는 유년 시절 우주를 여행하는 꿈을 꿨던 연구자의 기억을 기반으로 하여 세포의 형태를 이미지화하고, 최종적으로 이를 장신구로 표현한 논문이다. 별은 평생 동안 탄소, 산소, 철과 같은 원소들을 만들어 저장한다. 그리고 이들 중 태양보다 10배 정도 무거운 별은 마지막에 대폭발과 함께 방대한 양의 에너지를 한 번에 방출한다. 이 과정에 들어선 별은 태양의 약 10억 배로 빛나는 초신성이 된다. 초신성 폭발과 이 원소들의 우연한 조합으로 생명체가 탄생하고 지구상의 모든 유기물과 무기물이 만들어졌다. 우리의 몸을 이루는 원소들 또한 대부분이 별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별이 없었다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들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로 연구자를 포함한 모든 인간은 우주적 존재라 할 수 있다.
이 우주적인 흐름이 나의 가장 작은 단위로서 존재한다는 것. 이것이 내가 세포를 장신구로 제작하고자 결심한 계기였다. 이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것을 나의 가장 내밀한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면, 의복의 가장 작은 부분으로서 존재하는 장신구 역시 세포 같은 역할로 우리의 의생활에서 기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본 연구자는 원소와 같은 작은 단위에서 착안해 생명을 이루는 단위인 세포에 집중하였다. 세포의 이미지를 통해 우리의 몸에 새겨진 별의 기억을 돌아보고자 했다. 연구자가 상상해오던 별들은 신비롭게 빛나는 곳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초점을 맞춘 것은 색이다. 별과 세포의 이미지를 장신구로 형상화하기 위해 은을 사용하여 형태를 만든 후 황화칼륨 착색을 통해 드넓은 우주의 깊이를 담고자 하였다. 그리고 무광으로 정리된 은의 표면에는 색박을 이용해 찬란하고 신비한 우주의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색상표현이 제한적인 금속에 색박을 사용함으로써 환상적이고 반짝이는 색감을 그리듯 표현했다. 또한 하늘의 반짝이는 별들과 연구자를 이루는 아주 작은 유닛들의 유사함을 비유하는 부분은 비즈로 수를 놓듯이 꿰어서 표현했다. 비즈는 하늘을 보며 그렸던 별의 의미를 보여주는 표현이며, 연구자를 구성하는 작은 세포, 또는 원소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렇게 표현된 장신구는 연구자의 몸의 일부가 되어, 연구자가 상상했던 우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준다.
본 연구자는 원소와 같은 작은 단위에서 생명을 이루는 세포에 집중하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언젠가 우리가 거쳐 왔을 우주를 상상하며 연구자만의 기억을 세포의 형태를 이용해 장신구로 연구하였다. 연구자의 우주를 여행하는 상상이 누군가에게 신비롭고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색박을 통한 금속의 색채 표현이 좀 더 다양하게 확장, 표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