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과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사회, 정치적으로 급변하는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폭력의 양상은 모두 평화의 문제로 다뤄질 수 있다. 특히 다문화학생에 대한 차별,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과중한 시험과 과제, 과열된 취업경쟁에 따른 청년 자살 증가 등, 한국사회의 변화와 폭력은 교육 현장의 구조적 폭력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평화교육의 주제 및 방법은 끊임없이 변화에 대한 도전을 받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사회의 폭력을 안전한 공간에서 다루고 토론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평화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은 일선의 교사들이다. 본 연구는 교사의 관점에서 평화교육을 살펴봄으로써 한국의 변화와 그에 따른 평화교육의 한계와 가능성을 조명하였다.
본 연구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교사들이 회복적 정의를 풀뿌리 교사 모임을 통하여 실천할 때 겪는 변화 무엇이며, 평화교육과 어떻게 연관되는가? 지도 연구 질문은 세분화된 질문으로 구체화된다. 첫째, 한국 교사들이 풀뿌리 평화 교육 공동체에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둘째, 풀뿌리 공동체 활동을 통해 교사들의 평화교육에 대한 시각과 실천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연구자는 교사 경험의 차별화와 평화와 폭력에 대한 개념화가 교사 자신의 생생한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고 주장하는 사회적 구성주의를 견지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질적 연구 방법론을 취하고 그 방법으로 풀뿌리 교사 모임인 <서울 통합형 회복적 생활교육 연구회>을 대상으로 한 사례연구를 수행하였다. 6명의 교사가 인터뷰에 응하였고, 일부는 반영적 에세이를 자료로 공유하여 조별 활동에 대한 개인적 반영성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는 교사의 관점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교실에 적용하는 구체적인 예는 사용되지 않았다.
본 연구는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부주도 평화교육의 한계를 밝히고 교사 중심의 풀뿌리 평화교육의 장점과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결론을 맺는다. 평화교육이 한국의 구조적 폭력에 대응하고 교실과 공동체를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평등한 공동체 구조를 위한 교사의 주체성과 권한 회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의 원리가 교육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의 변환이 필요하며, 교사들이 사회정치적 이슈에 대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소통창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변화는 포용적이고 다양한 공동체를 통한 사회 정의 실현의 시작이 될 것이다. 본 연구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교육의 최일선에서 평화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교사들에게 주체성 회복과 풀뿌리 공동체 형성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