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파킨슨병은 전세계적으로 두번째로 흔한 신경 퇴행성 질환이며, 파킨슨병에 대한 전장 유전체 상관분석은 지난 십여 년 동안 파킨슨병의 발생과 관련된 90여개의 위험 변이를 규명하였다. 하지만 과거의 파킨슨병에 대한 대부분의 전장 유전체 상관분석은 파킨슨병의 발병에 대한 취약성의 위험성과 관련된 변이를 발굴하는 것에 집중하여 왔으며, 파킨슨병의 발병연령 및 병이 진행에 연관된 유전적 요인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질병의 발병연령과 진행을 예측할 수 있는 유전적 요인을 연구하는 것은 질병의 진행에 대한 근본적인 조절 치료의 시도 및 이에 대한 평가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본 연구는 파킨슨병의 발병 연령 및 혼 앤 야 척도를 기준으로 한 질병 단계의 진행에 대한 한국인 특이적 전장 유전체 상관분석을 시행하였다.
대상 및 방법: 본 연구는 총 1,070명의 한국인 파킨슨병 환자를 모집하였으며 DNA를 추출하고 한국인칩 (Korean Chip)을 통하여 유전자형분석(genotyping)을 시행하였다. 발병연령에 대한 전장 유전체 상관분석은 성별을 보정하여 선형회귀모델을 사용하였다. 병의 임상적 진행에 대한 전장 유전체 상관분석은 발병연령과 성별을 보정하여 실험-대조군 로지스틱 회귀분석 모델을 사용하였다. 발병으로부터 혼 앤 야 척도 3단계에 이르는 시간에 대한 전체 연구 대상의 추정 중앙값을 기준으로 진행이 빠른 군과 느린 군으로 실험-대조군을 분류하였다.
연구 결과: 1,050 명이 전장 유전체 상관분석의 정도 관리 (quality control) 과정을 통과하였으며, 최종적으로 발병연령에 대한 분석은 1,048명, 병의 임상적 진행에 대한 분석은 863명의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파킨슨병 발병 연령에 대한 분석에서는 총 566,621개의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이 마커 정도관리를 통과하였다. 연구대상군의 평균 발병연령은 58.73 ± 10.17 (범위: 28 - 87)세였다. 발병연령과 가장 연관성 높은 SNP은 ALCAM 및 MIR548A3 주변의 유전자좌에 위치한 rs9861329였으며 (Beta = -2.18, SE = 0.44, P = 1.06 x 10-6), CAMK1D 유전자좌의 rs72767679 (Beta = 6.21, SE = 1.32, P = 2.78 x 10-6), LYST 유전자좌의 rs2799441 (Beta = 2.37, SE = 0.51, P = 4.74 x 10-6), SDCCAG8 유전자좌의 rs10926986 (Beta = -3.86, SE = 0.84, P = 5.15 x 10-6), 그리고 ZNF184 와 LINC01012 주변의 유전자좌의 rs4711157 (Beta = 2.58, SE = 0.57, P = 6.59 x 10-6)등이 발병연령과의 연관성을 시사하고 있었다. rs9861329 (ALCAM; MIR548A3)의 변이를 가진 환자들은 변이가 없는 환자들에 비해 4년 빠른 발병연령을 보이고 있었으며 rs72767679 (CAMK1D)의 변이를 가진 환자들은 4년 느린 발병연령을 보이고 있었다. LYST, SDCCAG8 및 ZNF184와 LINC01012유전자좌의 변이를 가진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각각 2년 늦은 발병, 5년 빠른 발병 및 2년늦은 발병을 보이고 있었다.
파킨슨병의 임상적 진행에 대한 분석에서는 총 539,985개의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이 마커 정도관리를 통과하였다. 전체 연구 대상군의 혼 앤 야 척도 3단계로의 진행까지의 시간에 대한 추정 중앙값은 9년이었다. 발병연령과 가장 연관성 높은 SNP은 ZC2HC1C 유전자좌에 위치한 rs11546525였으며 (OR = 0.64, 95% CI = 0.52 - 0.78, P = 8.31 x 10-6), PIK3AP1 유전자좌의 rs6584093 (OR = 1.59, 95% CI = 1.29 - 1.94, P = 9.76 x 10-6), SCP2 유전자좌의 rs11588200 (OR = 0.18, 95% CI = 0.08 - 0.39, P = 1.28 x 10-5), 그리고 TENM4 유전자좌의 rs7933586 (OR = 0.61, 95% CI = 0.48 - 0.77, P = 2.55 x 10-5)등이 병의 진행과의 연관성을 시사하고 있었다. rs11546525 (ZC2HC1C)의 변이를 가진 환자들은 변이가 없는 환자들에 비해 1년 느린 혼 앤야 3단계로의 진행시간을 보이고 있었으며 rs6584093 (PIK3AP1)의 변이를 가진 환자들은 1년 빠른 진행을 보이고 있었다. rs11588200 (SCP2)의 변이를 가진 환자들은 3년, rs7933586 (TENM4)의 변이를 가진 환자들은 1년 느린 진행을 보이고 있었다.
결론: 본 연구는 파킨슨병의 발병연령 및 병의 임상적 진행에 연관된 몇 가지 새로운 SNP들을 발굴하였다. 이와 연관된 유전자들은 신경계 퇴행에 대해 여러가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발굴된 변이들은 기존의 파킨슨병의 위험성과 관련된 변이와는 다른 것들이었다. 결국 이러한 유전자들은 파킨슨병의 발병기전에 대해 홀로 온전한 역할을 하진 않으나, 파킨슨병에 취약한 혹은 이미 발병한 개인에 있어서는 여러가지 기전을 통해 부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SNP들이 다양한 민족과 인구집단에서도 파킨슨병의 발병연령과 진행에 동일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