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은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 연안에서 발달하는 주요 환경이다. 환경오염 저감, 태풍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부터 육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갯벌 생태계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주목받으면서 탄소중립 시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갯벌생태계는 육상과 해양을 연결하는 중요한 연결통로로 해양생태계와 육지생태계 사이의 점이지대로서 바다와 육지의 이중적인 특성을 갖고 있어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적으로 중요한 토지이다. 갯벌 생태계의 구성원 가운데 대형저서동물(Macrobenthos)은 파도와 조류를 통해 유입되는 유기물을 기반으로 성장하며 철새, 물고기 등 포식자들의 먹이가 되어 갯벌 생태계에서 먹이 그물과 생태학적 기능을 하는 기초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 해양 난개발과 산성화 등 갯벌 환경의 변화로 인한 갯벌 대형저서동물의 서식이 위협받고 있다.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대형저서동물 조사를 위해 정확한 개체수와 밀도 추정이 요구되고 있지만, 접근이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대형저서동물의 전수조사가 제한적이다. 채집, 방형구와 함정 설치 등을 통한 표본조사 역시 조사는 노동집약적이고, 조사결과의 일관성이 떨어지며, 잠재적으로 서식지를 파괴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갯벌 대형저서동물 탐지를 위해 최근 생태계 조사 분야에서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 무인항공기 기반의 영상 수집과 딥러닝 모델을 활용하여 갯벌에서 게를 자동으로 탐지 및 분류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연구대상지는 갯벌 생태계 보호구역으로 지속적인 갯벌 대형저서동물의 조사 방안이 필요한 지역으로 두 곳의 연구대상지를 선정하였다. 첫 번째 연구대상지는 태안해안국립공원 신두리 해안 갯벌로 대형저서동물 대상종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달랑게(Ocypode stimpsoni (Ortmann, 1897))로 선정하였다. 두 번째 연구대상지는 태안해안국립공원 고남면 바람아래 갯벌 일대로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Uca lactea(De Haan, 1835))를 중심으로 농게(Uca arcuata(De Haan, 1835)), 칠게(Macrophthalmus japonicus(De Haan, 1835)), 엽낭게(Scopimera globosa(De Haan, 1835))를 대상종으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는 크게 세가지 단계에 걸쳐 진행되었다. 먼저 무인항공기 기반의 항공 촬영을 통해 갯벌 표면에서 서식하는 대형저 서동물의 고해상도 영상 취득을 실시하였다. 대상종인 게의 종류별로 갑각 및 집게다리의 색상, 크기, 그리고 형태가 온전히 촬영되어 게의 종류별로 동정이 가능한 영상 촬영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무인항공기 비행 및 촬영 방법을 제시하였다. 신두리 갯벌에서의 무인항공기 기반 고해상도 촬영 결과 달랑게가 서식굴에 숨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취득할 수 있는 비행고도인 5m에서 달랑게와 서식굴의 형태를 인식할 수 있는 영상을 획득할 수 있었다. 바람아래 갯벌에서는 비행고도 6.5m에서 영상을 촬영하여 흰발농게, 농게, 엽낭게, 그리고 칠게의 형태와 동정이 가능한 영상을 취득하였다.
두 번째로 무인항공기 기반으로 촬영된 고해상도 영상을 활용하여 대상종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분류하는 딥러닝 모델을 개발하였다. 영상의 픽셀별로 대상종의 형태와 색상을 구분하기 위해 의미론적 분할 모델인 U-net과 HRnet, 그리고 HRnet-OCR모델을 활용하였다. 딥러닝 모델의 훈련 및 검증 데이터 구축방안을 제시하였으며, 개발한 딥러닝 모델의 정확도를 평가하였다. 딥러닝 모델 훈련 및 정확도 평가를 위해 무인항공기 기반의 영상으로 대상종별 라벨링 과정을 통해 이미지 세트를 구축하였다. 딥러닝 모델 훈련 및 정확도 평가 결과, 대상종인 게 종류별로 자동 인식 및 분류를 실시할 수 있었다. 달랑게 및 서식굴 자동 탐지 및 분류를 위한 U-net 기반의 딥러닝 모델은 Recall과 Precision이 60이상이고, mIoU가 0.76이상 확보된 딥러닝 모델 구축이 가능하였다. 흰발농게, 농게, 엽낭게, 그리고 칠게를 자동으로 탐지하고 분류하기 위해 구축된 딥러닝 모델 가운데 U-net과 HRnet기반의 딥러닝 모델이 모든 대상종을 효과적으로 훈련 및 추론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U-net과 HRnet기반의 딥러닝 모델은 Recall과 Precision이 모두 79이상이었고, mIoU와 FWIoU는 최소 0.66, 0.71이상 확보된 딥러닝 모델 구축이 가능하였다.
마지막으로 무인항공기 및 딥러닝 모델을 활용하여 갯벌 표면에서 활동하는 대형저서동물의 개체수, 서식밀도, 서식환경 조사 등 전수조사 방법론을 제시하고 활용성을 평가하였다. 활용성 평가에는 대상종의 종조성과 서식밀도 그리고 DSM 기반의 서식환경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바람아래 갯벌 731개의 지점에서 칠게, 엽낭게, 흰발농게, 그리고 농게 순으로 19,198마리, 9,099마리, 2,253마리, 그리고 246마리로 총 30,814마리의 게 분포가 확인되었다. 흰발농게의 주요 서식지는 평균 해발고도 1.96m로,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진 혼합 갯벌과 염생식생이 자생하는 곳에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게는 평균 해발고도 1.67m에서 육지와 맞닿은 펄갯벌에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엽낭게는 평균 해발고도 1.63m에서 모래로 구성된 갯벌에 주로 분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칠게는 평균 해발고도 1.43m의 펄갯벌에 널리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대형저서동물의 자동 탐지 및 분류를 위해 무인항공기와 딥러닝 모델 기반의 방법론을 구축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방법론은 갯벌 대상지 및 대상종 확대 적용과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는 갯벌 생태계 조사 방법을 수립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