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우리 몸에서 신진대사 및 호르몬 조절, 해독작용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외과적인 수술을 통해 간을 절반 이상 잘라내도 일주일만에 본래 크기도 돌아오는 회복력이 높은 장기이다. 그러나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손상이나, 수용 범위 이내의 손상 일지라도, 지속적인 손상을 받게 되면 정상 상태로 회복하지 못하고 지방간, 간 섬유화를 시작으로 간 경변 그리고 간암이 생기게 된다.
간은 크게 Parenchymal cell과 Non-Parenchymal Cell로 구성되어 있다. Parenchymal cell은 간세포(hepatocyte)라고도 불리며 간의 약 8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Non-Parenchymal Cell은 parenchymal cell을 제외한 나머지 20%를 차지하는 세포들이다. Non-Parenchymal cell은 담관세포 (cholangiocyte), 혈관세포 (endothelial cell), 쿠퍼세포 (kupffer cell), 간성상세포 (hepatic stellate cell)등 다양한 세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한 세포는 담관세포와 간성상세포이다. 담관세포는 분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세포의 수가 적어 간세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가 많이 이루지지 못했다. 담즙 조절 및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정도로만 밝혀졌다.
최근, 담관 세포가 물리적 혹은 화학적 손상을 받았을 때 빠른 세포증식이 일어날 뿐 아니라, 간섬유화를 포함한 간 질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라는 내용이 보고 되면서 담관세포의 역할이 점차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간세포가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외부 손상이 왔을 때, 혹은 간세포에 문제가 생겼을때, 담관세포가 간세포로 교차분화하여 간세포의 역할을 한다는 내용이 보고된바 있다.
간 성상세포는 비타민 A를 저장할 뿐 아니라, 간 섬유화의 주 원인이 되는 세포이다. 간 손상을 받게 되어 간 성상세포가 활성화되면, 간 성상세포는 근섬유아세포 (myofibroblast)형태로 바뀌고, 세포외기질 (extracellular matrix)을 포함하는 간섬유화 유발 인자들을 분비한다.
담관세포는 이전까지 순수한 세포를 분리하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여러 차례 계대배양 할수 있는 배양 기술이 없었다. 이러한 기술적 한계는, 오가노이드라는 배양 기술의 개발과 함께 담관세포의 배양이 안정적으로 이루어 지게 되었다. 오가노이드는 matrigel이라고 불리는 세포외기질 안에서 EGF, FGF 그리고 R-Spondin-1 이외에도 세포별 특성에 맞는 여러 성장인자들을 넣어주면서 키우는 3차원 배양 방식이다. 소장을 시작으로 대장, 간, 전립선, 뇌 등 여러 종류의 오가노이드가 개발되었으며, 기존 세포주들보다 in vivo에 더 가깝다고 알려져 있다.
간은 다양한 손상모델이 존재한다. 간세포 위주로 손상을 주는 방식은 부분 간 절제술(Partial Hepatectomy)과 사염화탄소(CCl4) 주입 방식이 있으며, 담관 세포 위주의 손상으로는 DDC (Diethyl 1,4-dihydro-2,4,6-trimethyl-3,5-pyridinedicarboxylate)식이와 담관 결찰술(Bile Duct Ligation)이 있다.
TAZ (Transcriptional co-activator with PDZ-binding motif) 혹은 WWTR1 (WW domain containing transcription regulator 1)은 Hippo 신호 전달 체계(Hippo signaling pathway)의 효과인자(effector)로서 잘 알려져 있다. 간세포 (hepatocyte)에서의 TAZ가 지방간 그리고 간 재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보고된 바 있지만 담관세포 (cholangiocyte)에서 TAZ의 역할은 아직까지 많이 연구된 바가 없다.
CD133 혹은 Prominin-1 단백질은 세포막을 다섯번 통과하는 막횡단 단백질 (pentaspan transmembrane)로 암줄기세포의 표지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간에서는 주로 담관세포에서 발현된다고 알려져 있고, 간 손상을 받은 경우 CD133을 발현하는 담관세포의 수가 증가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 연구는 담관 세포에서 CD133이 TAZ를 통해 간 섬유화를 조절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DDC 식이로 담관 특이적 손상을 주면, 담관에서 TAZ 단백질의 발현 증가와 함께 간 섬유화가 생기는 것을 관찰하였다. 담관세포 특이적으로 TAZ 단백질을 넉아웃 (knock out) 시킨 후 담관 손상을 준 결과, TAZ 단백질이 넉아웃된 쥐의 간에서 섬유화가 현저하게 덜 일어난 것을 관찰하였다. 이를 통해 TAZ 단백질이 담관 세포에 의한 간 섬유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담관 손상에 의한 TAZ의 증가를 조절할 수 있는 인자로 CD133을 밝혀 냈을 뿐 아니라, CD133에 의한 TAZ 조절에서 SRC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 또한 규명하였다. 특히, CD133과 TAZ 단백질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담관 오가노이드 (Cholangiocyte Organoid) 시스템을 활용하였을 뿐 아니라, 간 섬유화는 외부에서 온 자극이 간 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를 자극 및 활성화하는 것이 주요 생성 요인이기 때문에, 담관 오가노이드와 간 성상세포를 동시에 활용하여 생체 내 간 섬유화 생성 환경을 모사하였다.
결과를 종합해보면, 담관 손상에 의한 간 섬유화에서 TAZ 가 중요한 표적단백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담관 오가노이드와 간 성상세포를 함께 활용하는 방법을 통해 간 섬유화 생성 환경을 모사하는데 성공하였다. 이 연구는 간 섬유화 생성 환경 및 간 섬유화 억제 기전을 밝히는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