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는 전세계적으로 식육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종으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중, 삼겹살은 대한민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지역에서 구이 및 기타 요리재료로 많이 소비되고 있는 부분육이다. 기존의 돼지개량목표는 경제형질로 알려진 적육생산능력과 육질을 개선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며, 적육생산능력의 평가 부위는 서양의 기준을 바탕으로 등심근이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이 평가 부위는 삼겹살 특이적으로 많이 소비하는 국내환경과는 차이가 있어 등심근 기반의 적육생산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어도 삼겹살의 생산능력과는 차이가 있다. 또한, 다양한 근육과 지방으로 구성되는 삼겹살의 특성상 지방과 근육의 비율이 개체마다 차이가 있어 평가지표로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삼겹살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적 요인을 구명하고 새로운 경제형질로서의 개량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543 두의 요크셔 돼지의 삼겹살을 3cm 간격으로 14 개의 부분으로 육절하여 선행연구에서 삼겹살 전체 부피와 높은 표현형상관을 가진다고 보고된 제 7 번 단면(흉추 12 번 위치)을 구성하는 대표근육인 몸통피부근, 배곧은근, 배바깥경사근의 단면적과 삼겹살 총부피, 삼겹살 총 근육부피, 삼겹살 총 지방부피, 삼겹살 근육비율, 삼겹살 지방비율, 통삼겹살 질량, 적육생산능력을 대표하는 도체중, 등심근단면적, 등지방두께와 육질형질인 사후 45 분 pH, 육색, 육즙감량에 대한 유전력, 유전상관을 추정하였다. 삼겹살에서 얻어진 형질들은 중정도의 유전력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은 고도의 유전상관을 가지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따라서 삼겹살의 유전적 개량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단일염기다형칩(SNP 칩)을 이용하여 이들 형질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탐색하였다.
SNP 칩을 이용하여 도출한 개체의 유전자형 결과를 기반으로 연관가중행렬(Association weight matrix, AWM)을 이용하여 형질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전사인자와 유전자간 네트워크분석을 시행하였다. 지방형성관련 전사인자인 ZNF444, PPARG, NFYA 가 삼겹살 형질, 적육생산능력, 육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형성관련 전사인자와 기능적으로 연관된 유전자 중, 선행연구에서 등지방두께와 연관되었다고 보고된 CRTC3 유전자 p.V515F SNP 의 유전자형을 대상으로 368 두의 거세돈으로부터 PCR-RFLP 방법을 이용하여 유전자형 분석을 진행하였고, p.V515F SNP 가 삼겹살의 근간지방 두께와의 관련성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전장유전체 관련성 분석을 이용하여 삼겹살 전체 형질과 관련된 유전자와 그 기능을 탐색하기 위하여 유전체-표현체분석(Genome-to-phenome, G2P) 방법을 이용하여 분석을 진행하였고, 236 개의 SNP 이 삼겹살 전체 형질, 적육생산능력, 육질에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일염기다형성을 바탕으로 도출된 형질과의 영향을 표준화하여 각 다형성이 삼겹살형질, 적육생산능력, 육질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였다. 또한, 이들 유전자의 기능분석을 시행함으로써 지방형성 관련 기전과 에너지 대사 기전이 삼겹살 형질과 관련성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지방형성관련 기전과 에너지대사 기전은 앞선 관련가중행렬 분석을 통해 도출된 전사인자들의 역할과 동일함을 확인하였고, 이는 기존에 알려진 적육생산능력이나 근섬유생성과는 다른 기전을 통해 삼겹살이 영향을 받음을 알 수 있었다.
종합적으로, 삼겹살은 기존에 알려진 적육생산능력의 대표 형질인 등심근 단면적이나 근섬유특성을 야기하는 기전과 다르게 지방생성, 에너지 대사 기전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들 유전자 중 일부는 기존의 선발형질인 적육생산능력과 육질을 떨어뜨리지 않고 한국 소비자의 선호도에 따라 삼겹살의 세부근육을 늘리고 지방비율을 낮추는 개량이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도출한 유전인자들이 삼겹살 개량을 위한 지표로 사용해야 함을 제안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