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의 목적은 지난 50년간의 아나운서 뉴스 발화를 통해 표준어의 말소리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살피고 말소리 변화의 동인을 고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1980년도부터 2020년도까지의 뉴스 자료를 분절음과 초분절음 층위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분절음 층위에서는 8개의 단모음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는 첫째, /ㅔ/와 /ㅐ/의 합류는 비어두부터 시작하여 어두 단음, 어두 장음 순서로 이루어졌다. 둘째, /ㅡ/가 전방화하는 동시에 /ㅓ/가 후방화하며 두 모음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었다. 셋째, /ㅗ/는 상승하고 /ㅜ/는 전방화(혹은 비원순화)하며 두 모음을 변별해 주는 음향 변수가 F1에서 F2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넷째, 모음의 이러한 공간적 이동은 후설 모음의 연쇄적인 밀기 이동(push-chain)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초분절음에서는 여성들이 여성성을 강조하는 방향에서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변화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남녀 차이가 난다고 보고된 세 항목을 살펴보았다. 우선 발성 유형에서는 1980년에 남성은 짜내기 발성, 여성은 숨소리 발성을 사용하며 남녀 차이가 극대화되어 나타났다. 두 번째로 음높이에서는 1990년에 남녀 간 차이가 극대화되어 나타났다. 마지막 발화 속도와 휴지에서는 남녀 차가 극대화되는 시기가 관찰되지 않았다. 음높이와 발성 유형은 여성성의 지각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된 것과 달리, 발화 속도와 휴지는 여성성의 지각과 관련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본고에서 살펴본 세 가지 초분절음 항목은 2020년에 가까울수록 남녀 차이가 중화되고 있었다. 그리고 중화의 방향은 전달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1980년에는 발성 유형, 1990년에는 음높이로 여성성(혹은 남성성)을 나타내다가 2000년부터는 전달력 향상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전달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