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목적은 일본인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의미 기능을 가지는 종결어미 {-지(요)}의 학습자 습득 양상을 밝히는 데에 있다.
종결어미 {-지(요)}는 평서문, 의문문, 명령문, 청유문에서 사용되며 한 형태로 많은 의미 기능을 가지는 문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요)}의 다양한 의미 기능에 있어 학습자가 어느 의미 기능을 얼마나 이해했는지에 주목하여 그 습득 양상을 밝히는 연구가 없는 실정이다. 또한, 한국어와 일본어는 유사한 문법 항목들이 많기 때문에 다른 언어에 비해 습득이 수월한 편이다. 그러나 종결어미 {-지(요)}는 그 의미 기능이 다양한 만큼 여러 일본어로 번역되기 때문에 완벽하게 습득하기 어려운 문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에따라 본 연구 문제를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첫째, {-지(요)}의 의미 기능가운데 일본인 한국어 학습자가 습득이 어려운 의미 기능이 있는가. 둘째, {-지(요)}의 의미 기능 가운데 일본인 한국어 학습자가 습득이 쉬운 의미 기능이 있는가. 셋째, {-지(요)}의 의미 기능 가운데 한국어 숙달도에 따라 습득 양상에 차이가 있는가.
본 연구에서는 우선 종결어미 {-지(요)}의 의미 기능을 12가지로 분류하였다. 다음으로 앞에서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일본인 한국어 학습자 96명을 대상으로 한국어 종결어미 {-지(요)}에 관한 어말 표현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도출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어 {-지(요)}에 대응하는 일본어 모달리티 표현이 없는 [모달리티무표]로 번역되는 경우, 다른 의미 기능에 비해 습득이 어려워졌다. 또, 평서문의 인식 양태 가운데 [-청자기지]의 속성을 가진 [회상·경험]과 [설명·보충]은 고급에서 습득되어 비교적 어려운 의미 기능이다.
둘째, 대부분의 한국어 교재에서 제시되는 [확인·동의 요청]은 초급 단계에서 습득이 이루어졌다. 또 이와 유사한 의미와 속성을 가진 [확인·동의]도 초·중급 단계에서 습득되었다. 또한, 어휘처럼 덩어리로 외우고 사용할 수 있는 [기억상기·자문]도 습득하기 쉬운 의미 기능이다.
셋째, 의미 기능에 따라 습득되는 숙달도에 명확한 차이가 있었다. 특히 행위 양태로 분류되는 [기원·불만], [의지], [명령], [청유]는 모두 고급 혹은 최고급에서 습득되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청자기지]의 속성에 따라 학습자 습득 양상에 위계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본 연구는 그동안 활발하게 이루어져 온 종결어미 {-지(요)}에 관한 연구를 한국어 교육과 연결하여 의미 기능에 따른 한국어 학습자의 습득 양상을 밝혔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그러나 다양한 언어권 학습자의 습득 양상까지 살펴보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본 연구 한계를 가진다. 그러므로 향후 연구가 타언어권 학습자들도 대상으로 하여 숙달도에 따른 전체적 경향과 언어권에 따른 특징을 알아보는 연구로 이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