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 연구는 중년의 미술치료사인 '나'의 삶의 의문과 갈등에서 연구가 시작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겪는 몸과 마음의 갈등과 변화에 대해, 나이가 비슷하다고 살아가는 방식과 삶의 태도, 생각이 같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다른 중년여성들의 삶은 나와 어떤 부분이 공감대를 형성하는지, 어떤 부분이 다른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연구자는 다른 중년여성들과 함께 그들의 삶을 살펴보며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중년여성들의 삶의 부분들을 살펴보기 위한 방법으로, 연구자가 평소 자유롭게 그리던 '자발화'를 그리면서 해명하였다.

연구는 자발화를 그리면서 중년여성들이 겪고 있는 신체적, 심리적 변화에 대한 삶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드러내기 위해 질적 연구인 내러티브 탐구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연구 문제는 첫째 중년여성들과 함께 한 자발화가 어떻게 서로 상생하는 경험을 하게 하였는가?, 둘째 중년여성들과 함께 한 자발화 작업이 갖는 상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로 설정하였다.

연구 참여자 선정은 연구자가 속해있는 책모임에서 10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구두로 설명하고 공고문을 통해 모집하였다. 참여자 선정기준은 연구자와 비슷한 환경의 중년여성의 삶을 살펴보고자하는 연구취지에서 중년의 연령대, 기혼, 자녀가 있는 여성을 선정하였다. 연령대가 중년이 아닌 경우, 미혼, 기혼이지만 자녀가 없는 경우 참여자 선정에서 제외되었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대상자들에게 내러티브 탐구의 특성상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드러낸다는 점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2명의 중년여성이 선정되었다.

연구의 기간은 2022년 8월 25일부터 2023년 1월 10일까지 이어졌다. 중년여성들과 함께 한 연구과정은 참여자들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성이 실존적 삶과 경험으로 이루어진 자발화와 글로 표현하는 중년의 삶을 관찰하였다. 참여자들의 면담내용은 대부분 녹취하였으며, 탐구노트를 작성하여 면담과 관찰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기록하였다. 자발화를 통해 참여자들이 그린 그림과 조형물, 그들이 의미 있는 것으로 소개하는 휴대폰 사진 등의 다양하고 풍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본 연구 과정을 통해 생성된 경험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발화가 중년여성에게 주는 의미는 심리적 자유다〉 자발화는 심리적 자유의 감정으로 이미지를 형성하며 자신과 대면하는 것이며, 자기개방으로 현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과정이다. 둘째, 〈상생하는 중년여성의 삶은 상호주관성에서 비롯된다〉 집단미술치료에서 상생하는 중년여성의 삶을 탐색하는 것은 서로를 담아주고 위로해주며 우정을 쌓아가는 상생의 삶을 경험을 하게 하였다. 셋째, 〈중년여성의 삶에 가족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의 본체(本體)다〉 중년여성의 삶에서 가족들은 삶의 근원이며 살아내게 하는 경험 자체이다. 넷째, 〈중년기 여성이 직면한 부모의 죽음은 삶의 유한성을 깨닫게 한다〉 중년기 여성의 삶에서 부모의 죽음과 죽음에 대한 유한성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의미들이 생성되었다.

그러므로 중년여성들의 자발화 경험은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는 실존적 삶에서, 심리적 자유의지로 내적성장을 경험하게 하고, 상호주관성을 가지고 상생하며, 노년을 생각하고 죽음에 대한 유한성을 가지게 하여 이전보다 더 유연하고 자신감 있는 중년여성으로 변화되게 하였다. 본 연구에서 형성된 의미를 바탕으로 미술 치료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발화는 중년여성들의 자기표현을 위한 의지를 보여준다. '나'의 물음에서 시작된 중년여성들의 자발화 작업은, 중년이 우울과 부정적인 태도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발화 작업을 통해 자신이 살아왔던 삶을 토대로 한번 더 잘 살아내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게 하였다.

둘째, 중년여성들의 상호주관성은 공명과 같은 울림이었다. 중년여성들이 그려낸 자발화와 또 다른 자발화가 상호주관성을 가지고,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들, 연구 참여자와 참여자 간, 서로 같은 공간에서 공존하면서 이뤄낸 상호주관성들은 중년여성들이 상생하는 삶에서 공명의 울림을 경험하는 토대가 되었다.

셋째, 중년여성들은 자발화를 통해 가족의 가치와 부모됨의 가치를 깨달았다. 중년여성들은 그림에서 드러난 가족들의 이야기에서, 중년여성들의 삶의 이유와 존재의 이유는 가족임을 깨달았고, 또한 부모됨의 가치를 깨닫게 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자발화는 참여자들에게 창작을 통해 가족의 가치와 부모됨의 가치를 다시금 발견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자발화를 그리면서 삶의 이야기를 드러내는 상생하는 모습은 서로에게 상호주관성을 경험하게 하면서 중년의 고단함은 혼자만의 변화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였다. 그리고 중년여성들이 그려낸 '자발화'는 중년여성들의 실존적 삶, 그 자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