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인간의 육체는 하나지만 내면에 잠재된 자아는 이성적 욕구인 에고와 본능적 욕구인 이드, 즉 선과 악으로 분리된 이 두 양극은 끊임없이 대립하며 공존한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지킬 박사와 에드워드 하이드 캐릭터를 통해 하나의 육체 안에 두 개의 정신이 공존하는 인간의 이중성과 양면성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 공연예술은 고도의 미적 현장성을 가지고 감정의 표출은 물론 이미지를 표현함으로써 관객과 소통하고 공감한다. 관객의 심리상태를 이해하고 심미적 창조 활동을 하고, 생동감 넘치는 예술적 표현을 하는 배우는 관객의 감정을 파고들어 그들의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킨다. 특히 공연예술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수용자와 대상자 간에 내재 된 감정이 서로 융화되고 결합하는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예술적 감상과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카타르시스의 경험은 관객(수용자)의 정서적 초월과 정신적 승화를 도와주는 중요한 중추 역할을 한다. 뮤지컬 작품을 통해서 배우 혹은 관객은 자신의 감정을 발산하고 표출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어 감정의 도덕적 교화를 이룬다. 이 연구는 인간의 양면성을 가진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영혼의 구조적 특징을 이해함으로써 유해한 감정을 해소하고 교육하며 훌륭함을 갖출 수 있는 초자아의 모습을 보고자 한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하이드로 변하지 않은 지킬 박사 역시 폭력성을 드러내고 분노를 참지 못하는 것은 욕망의 이드적 자아 모습이다. 도덕적 자아를 추구하는 지킬 박사 역시 인간의 본능적 욕망을 참지 못하는데, 이는 인간 영혼의 이중적 모습을 보여준다. 둘째, 지킬 박사는 이성과 욕망 사이에서 늘 갈등하는 존재로서 이드의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의지의 기개적 자아, 즉 에고를 가지고 있다. 셋째, 영혼의 이성적 부분은 신체를 지배하기 때문에 지킬 박사는 하이드의 동물적 야수성을 죽이기 위해서 자살한다. 인간의 이성적 영혼을 갈망하는 지킬 박사의 희생은 도덕적 초자아를 가진 존재임을 보여준다. 넷째, 지킬 박사는 귀족이라는 사회적 지위와 의사라는 존경받는 직업에 대해 사회가 만들어 놓은 페르소나, 즉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때 자기를 알고자 하고 자기를 의식화하고 만나려고 하는 자기실현의 과정을 겪는다. 다섯째, 무대에서 열연중인 배우는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자신과 역할 사이에 동화되어 황홀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영혼의 안정감을 갖는다. 여섯째,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통해서 관객은 감정의 해소와 긴장 이완으로 도덕적 영혼의 모습을 갈망하는 자아가 된다. 지킬 앤 하이드의 인간의 이중적 성격은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관객의 감정은 고조되고 발산되고 씻기고 정화되면서 적절한 심리적 정서 상태로 이른다. 이와 같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카타르시스가 배우와 관객의 이성적인 윤리 도덕의 선순환을 형성하고 사회의 안정과 조화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는 뮤지컬이라는 공연예술이 인간의 도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는 점, 특히 미적 경험은 물론 도덕적, 정서적 경험을 함으로써 사고의 경지를 높이고 의지와 욕구를 고무시켜 훌륭함을 갖춘 사람이 되도록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대한 인간의 이중성에 관한 연구는 인간 본질에 대한 탐구로서 인간 내면의 자아를 파헤쳐 좀 더 성숙한 인간 본연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