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프란치스코 제삼회 중국 선교사 알렉산데르 드 구베아(Alexander de Gouvea, 湯士選 1751~1808) 주교가 저술한 『묵상지장』(默想指掌)』은 신자들을 위한 묵상기도 안내서이다. 북경에서 활동하던 구베아는 예수회가 해산된 시기에 활동했지만 그의 저서는 예수회 선교사들의 영향을 받았다.
『묵상지장』은 이전의 한문서학서처럼 당시의 중국 사회와 문화 안에서 가장 잘 받아들여질 유교 수양론적 용어를 사용하였다. 구베아는 중국 신자들의 문화가 담긴 언어인 한문으로 책을 저술하며 묵상하는 법을 쉽게 설명하고자 노력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대월(對越)이나 사욕(私欲), 규구(規矩), 묵존(默存) 등 『묵상지장』의 몇 가지 용어의 예를 분석하면서 그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았다.
『묵상지장』은 여러 성인들의 가르침과 모범을 제시하였다. 『묵상지장』의 31명 성인들을 분류하여 표로 작성하였다. 구베아는 성인들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성실하게 매일 묵상을 하였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특히 성 이냐시오 로욜라와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묵상법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삼사(三司)와 사후심판(死後審判), 삼구(三仇) 등을 당시 신자들에게 익숙한 유교적인 가치관과 비교하였다. 구베아는 유교 수양론의 용어를 이용하여 그리스도교의 수덕영성을 설명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문모 신부의 입국과 더불어 전해진 한문본 『默想指掌』은 한글본 『믁샹지쟝』으로 번역되었다. 『믁샹지쟝』은 신분의 제약을 뛰어넘어 모든 신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으며 19세기 중반까지도 신자들의 기도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구베아의 침묵, 대월과 무아 방유룡 안드레아 신부의 침묵, 대월을 비교하였다. 구베아는 대월을 직접적인 기도 방법의 단계이며 하느님을 공경함, 또는 빛이신 하느님을 만나는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이를 방유룡은 관상기도와 그 상태, 그에 도달하려는 수덕적인 노력과 일상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모시고 살아가는 관상생활로까지 확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