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 연구는 개인 제작문화의 확장성에 주목하여 현대공예에서 활용 가능한 제작 기반으로서 융합모델을 제안하고, 융합모델에서 제작한 구체적인 작품 사례를 제시한 것이다. 논문 구성은 아래와 같다.

I장에서는 연구의 배경과 목적, 연구 방법 및 범위 등을 개괄적으로 제시하였다. II장에서는 1~3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기술 및 제작 환경 변화에 대응한 공예의 면모를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진행형인 4차 산업 혁명이 공예에 미치는 변화와 그 의미를 탐색하였다.

III장에서는 2000년대 이후 본격화된 메이커 운동에 대한 고찰을 통해 개인 제작의 흐름이 문화적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메이커 운동의 세계적인 흐름을 수용하여 한국에서 전개된 메이커 운동의 양상과 다른 나라와 구분되는 한국형 메이커 스페이스에 대해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 제작문화의 의미와 가능성을 고찰하였다.

IV장에서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현시대의 개인 제작이 감성 및 창의성과 융합하여 다른 패러다임의 문화로 확장될 가능성과 그 과정을 검토하였다. 개인 제작문화에 관한 이론적 검토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감성이 융합된 개인 제작문화가 추구하는 5가지 가치를 도출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제작 기반으로서의 융합모델을 개발하였다. 기존의 한국형 메이커 스페이스 유형을 재구조화한 예술형 융합모델은 특정한 예술 분야의 제작 기반과 융합된 '확장 유형I'(Convergence TypeI)과 전문예술가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예술 활동의 기반과 융합된 '확장 유형II'(Convergence TypeII) 등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제안한 것이다.

V장에서는 IV장에서 제시한 두 가지 유형의 융합모델 시스템을 제작 기반으로 설정하고, 공예 융합 사례를 중심으로 융합모델의 현실적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작품 사례 연구의 주제를 '기록과 기억의 기념'으로 정하였다. 각 참여자가 '인생(人生)'이라는 포괄적인 주제를 삶의 편린 속에서 잘 표현 할 수 있도록 일상적인 서정성에 착안하였고, 특히 이 주제가 인쇄와 금속 공예 분야의 전문성과 연계되도록 하였다. '기록'을 위한 인쇄물 제작은 '확장 유형I'에서 진행하고 참여자의 요구가 표현되도록 진행하였다. '기억의 기념'을 위한 금속 오브제 제작은 '확장 유형 II'에서 진행하며 참가자의 요구가 전문가의 협업을 통해 예술적으로 완성되도록 하였다.

융합을 거쳐 개인의 감성 가치를 구현하고자 한 작품 사례는 공예가(工藝家)와 공예 분야의 제작 기법 및 도구를 활용해 현대공예와의 융합을 시도한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공예의 확장성을 도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공예가를 포함한 예술가의 활동 영역을 사회적 영역으로 확대하고, 공예가 개인만의 제작 공간에서 벗어나 외부환경과 능동적으로 접촉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의미를 지닌다. 일반인 사용자의 측면에서도 공유(共有)와 협업(協業)을 통해 창작 욕구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사회 문화적 가치를 지닌다. 일반인에게 예술적 체험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공예 영역의 지평을 넓히는 데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은 공예의 사회적 의의라 평가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확장 유형 모델은 하나의 제작 기반으로서 구조적 시스템이다. 공예뿐만 아니라 일반 예술 분야로 확장하여 활용할 수 있으며, 특히 전통예술 및 전통공예 기술과의 융합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아울러 제작 기반을 지역에 두고 활동하는 예술인과 일반인이 확장 유형 모델에 기초하여 협업할 경우, 지역 중심의 문화 예술적 소통과 공동체 문화의 확산을 기대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융합모델의 시스템을 제안하고 이 시스템의 가능성을 시론적으로 제안하는 한편, 이에 기초한 실제 작품 사례를 제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연구 진행은 확장 유형 모델의 시스템적 특징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초기 연구라는 특성으로 인해 임시적이고 가변적인 제작 기반을 활용한 점, 제작 참여자의 모집에서 한정된 표본을 활용한 점, 협업 전문가를 연구자 1인으로 제한한 점 등의 한계를 지녔으나,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연구와 제작 등을 통해 보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