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고는 '불완전성'이라는 개념을 관계성 사유의 테제이자, 회화적 구성의 형식 원리로 삼아, 이를 토대로 연구작품을 규명한다. 여기서, 불완전성은 한편으로, 관계성의 양상을 나타내는 내용이고, 다른 한편으로, 회화의 형식적 구성 원리로 다뤄진다. 연구자는 줄곧 원 형태를 주요 모티프로 작업해왔는데, 이는 원이 관계성의 한 양상으로서 완전성의 상징 형식이라는 점 때문이다. 즉 연구자에게 다양한 원 형태는 관계성을 추상적이고 상징적으로, 동시에 형식적으로 사유하는 대상이다. 특히 이 원 형태를 기본으로 한 회화 형식은 게슈탈트 심리학의 관점에서 매우 잘 분석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이는 게슈탈트 심리학이라는 분석 방법을 연구작품에 적용하기에 용이하도록 한다. 게슈탈트 심리학적 원리를 연구작품이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는 곧 연구자가 관계성의 양상으로서 불완전성을 어떻게 사유하고, 또 회화적으로 처리하는지를 잘 나타내는 표지가 된다. 불완전성은 연구 작업에서의 관계 사유의 내용과 형식 및 주제이며, 동시에 그러한 내용의 형식은 표현의 형식화로도 이어진다. 이에 불완전성의 속성은 연구작업의 주요 개념이자 내용이며 표현의 형식적 원리를 제공한다. 이에 '불완전성'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일은 연구작품을 규명하는데 핵심이 된다.

본 논문에서는 '불완전성'이란 단순히 문자 그대로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우리는 이 불완전성을 파편화되고, 완결되지 않고, 통일성이 없는 것들을 통해 파악한다. 이에 따라 불완전성의 개념을 형식적 원리로 간주하고, 절단과 연결을 통한 새로운 생성으로 연결 지을 때 회화사에서 이 불완전성이 형식 원리로 구성될 수도 있다. 회화사의 맥락을 보았을 때, 모더니즘에서는 순수성과 통일성을 추구했고,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미결정성을 미학적 원리로써 취한다. 나아가 동시대 예술사에서는 이접, 카오스, 래디컨트 미학을 대표로 하여 불안정성을 해석하기에 연구자가 제시하는 불완전성 또한 이 맥락에서 하나의 문화적 형식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불완전성이 예술사적 맥락과 개념 안에 어떠한 양상을 보이는지를 알아본 후, 게슈탈트 심리학의 원리를 분석하며 연구작품 속에 불완전성이 어떻게 형식적으로 나타나는지를 알아본다. 연구작품은 굿 폼(Good-Form) 즉, 통일적인 게슈탈트를 지향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깨트리는 불완전한 탈게슈탈트가 나타난다. 이 같은 특징을 방법론적으로 분석하기 위하여 먼저 게슈탈트 심리학에 대하여 정의하고 그에 따른 분석 원리를 보고, 게슈탈트 분석 원리의 대표적인 원리인 집단화의 원리, 형태-배경의 원리, 프래그난츠의 원리로 분류하여 이 세 가지의 기본 원리들을 분석하고 사례를 들어 자세히 해석한다. 이 해석을 근거로, 연구작품에서는 세 가지 원리가 어떻게 작용하고 있으며 그 원리에 반하는 탈게슈탈트 또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또한, 완전성과 불완전성이 동시에 역동적으로 공존하는 연구작품을 사회심리학적 관점과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의 부분 전체론으로 해석해 보면, 연구작품에서 불완전성은 관계성을 사유할 수 있는 하나의 형식 원리로 작용하고 있다. 완전성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내재한 불완전성은 연구작품 안에서 절단과 연결을 생성하며 그 과정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성한다. 결론적으로 본고는 불완전성에 대하여 규명하고, 이를 회화사적, 방법론적, 형식 원리의 분석을 통해 살펴보고, 연구작품에서 관계성 사유와 불완전성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알아보며, 이를 어떻게 동시대적 예술관으로 다룰 수 있을지에 대하여 고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