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한옥마을은 도시 한옥과 전통 주거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한옥밀집지역이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하여 조선시대 세력가들의 주거지부터 1930년대 도심한옥 밀집지역, 1960년대 다세대·다가구주택의 대량개발 등으로 오랜 시간 다양한 형태의 주택과 거주자가 공존하는 지역이었다.
역사적으로 가치 있으며,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자산인 북촌과 북촌의 한옥을 보전·관리하기 위해 서울시는 2001년 「북촌 가꾸기 기본 계획」을 시작으로 꾸준한 정책적 노력을 이어왔으나, 기존의 연구와 정책은 한옥의 물리적 보존과 한옥 거주자의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북촌 한옥마을'이라는 지역에는 한옥과 비한옥 주민이 함께 살아왔다는 점에 주목하여 "북촌 한옥마을의 주민들은 한옥 보전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한옥에 사는 주민과 비한옥에 사는 주민은 정책에 대해 다르게 느끼고 있을까? "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따라서 북촌 가회구역 내 한옥과 비한옥에 살고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북촌 한옥 보전정책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후 그 결과를 비교·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27개의 설문 문항 중 20개의 항목에서 비한옥이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정책의 필요성, 인지도, 의견수렴 등으로 구성된 정책 인식 분야와 "공공한옥 매입·활용" 분야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한옥 주민들은 북촌 한옥보전 정책에 대해 더 잘 인지하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향후 의견수렴과 사업에 대한 참여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한옥 주민의 적극적 의지와 충분한 실행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지닌다. 또한, 정책 인식, 평가가 높을수록 한옥의 재정적 지원, 공공한옥 매입활용, 공동체 지원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정책과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주민의 관심과 정책에 대한 필요성이 바탕이 되어야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촌 한옥마을은 역사적 흐름 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주택과 주민이 함께해 온 삶터이다. 따라서 북촌 한옥마을에 대한 정책이 한옥 자체에 대한 지원 위주에서 마을과 주민의 삶을 돌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