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국내에 분포한 가마터가 역사문화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바람직한 정비와 활용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상에 주목하였다. 그간 가마터를 포함하여 문화재를 둘러싼 외부공간에 대한 논의는 보존이라는 명목 하에 소극적으로 진행되어 오거나 미흡한 실정이었다. 현장을 통해 본 가마터는 대부분 한정적인 보존방식으로 인해 정보 전달성이 떨어졌으며 훼손 및 방치된 양상을 보였다. 이에 본 연구는 문화재로 지정된 가마터 현황을 고찰하여 보존정비 및 활용 특성을 도출함으로써 가마터 문화재 경관이 지향하여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연구 대상지는 정비 수준에 따라 총 12개소를 선정하였다. 가장 기본적인 정비 형태의 공주 학봉리 요지, 부여 쌍북리 요지, 원흥리 신라말·고려 초기 청자요, 정생동 백자 가마터 4개소와 관련 시설이 배치된 수유동 분청사기 가마터, 충주 문주리 요지, 시흥 방산동 청자와 백자 요지, 광주 조선 백자 요지(번천리 5호 가마), 충주 미륵리 요지 5개소, 정보 공간이 부속되어 있는 부여 정암리 와요지, 인천 경서동 녹청자 요지, 부안 유천리 요지(제 7구역 1, 5호 가마) 3개소이다.
연구 방법은 문헌연구와 현장조사이며 지자체 공무원 및 학예사와의 인터뷰를 병행하였다. 가마터 문화재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법규를 고찰하고 조화로운 경관 조성을 위한 주변 공간 및 시설 관련 디자인 지침을 정리하였다. 고전 문헌 고찰을 통해 수목, 수체계, 경사지 등 가마터의 원형 경관을 이루는 자연적 요소가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유지하고 있는 산지경관과 변형이 이루어진 도심경관으로 분류하여 입지별 바람직한 정비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후 문화재청(2015)「요지의 보존관리 매뉴얼」내 보존정비 원칙을 기반으로 한 가마터 보존정비 특성으로 [진정성], [지속가능성], [완전성]을 도출하고 분석을 위해 현지보존조치, 도입 시설 현황, 식생과 경관 양상 등을 조사하였다. 활용에 있어서는 문화재청 고시「발굴조사의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내 '매장문화재의 활용성'을 기반으로 이에 해당하는 3가지 특성인 [접근성], [이용성], [주변과의 연계성]을 도출하고 분석을 위해 입지와 토지이용, 공간구성과 동선체계를 조사하였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재로 지정된 가마터의 현지보존조치 이후 관리 실태를 파악하여 가마터의 정비 유형을 조경 관점에서 분류하였다. 기존 연구에서 가마터 혹은 매장문화재의 관리 유형을 제시한 바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보존조치 이후 보이는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목적에 맞도록 유형을 새롭게 분류하였다. 유구 주변에 안내시설만 설치하여 최소한의 정비형태를 갖춘 곳을 '기본정비형', 관람에 편의를 느낄 수 있는 휴게 및 편의시설이나 유구 재현 시설 등 역사 관련 시설이 추가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시설배치형', 가장 적극적인 활용 형태로써 박물관, 문화관 등 부속된 공간을 통해 교육과 전시, 홍보 활동이 이루어지는 '정보공간 부속형'총 3가지의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둘째, 보존정비 특성에 따라 대상지를 분석하였다. 그 중 [진정성]은 '문화재는 어떠한 형태로도 변형되거나 변질되어서는 안 되며, 본래의 자리와 공간에 있어야 한다'는 기본적 의미와 문화재와 이용자 간의 적극적인 상호작용 과정에서 발현될 수 있다는 새로운 의미의 진정성을 통합하여 분석하였다. 현지 보존을 원칙으로 하는 매장문화재 성격으로 인해 대부분의 가마터는 기본적 의미의 진정성을 지니고 있으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새로운 의미의 진정성은 정비 수준에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속가능성]은 '비영리적 성격의 공공부문이 주도하여야 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조달청 시스템과 관련 공무원 및 학예사와의 인터뷰를 통하여 정비계획 및 공사 여부, 향후 유지관리 계획으로 분석하였다. 투입된 예산과 인력이 많을수록 공공 차원에서의 관리가 원활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또한 정비 수준에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완전성]은 '가치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일체로서 주변 및 전체와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가마터 구조 보존 여부와 함께 경관적 가치, 문화재를 둘러싼 시설과 공간의 조화로 분석하였다. 해당 특성은 정비 수준 보다는 입지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이 있고 보존방식이 한정적인 매장문화재 특성 상 수립이 어려우나 경관적 가치와 주변과의 조화성을 높임으로써 보완이 가능하였다.
셋째, 활용 특성에 따라 대상지를 분석하였다. 그 중 [접근성]은 '거리, 통행, 시간, 매력도 따위에 의하여 결정되며, 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동선이 용이한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주차시설 확보 및 내부 동선 체계 정비를 통해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이용성]은 '매장문화재를 역사교육이나 체험활동 등 문화정보교육의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특성'으로, 부속 공간 없이도 주변 소공간을 활용해 입지에 맞는 규모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주변과의 연계성]은 '자연 및 인문사회자원 등 문화관광자원과 매장문화재가 연계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문화관광코스 개발이나 역사공원 조성 등을 통해 연계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각 특성에 따라 연구 대상지를 분석한 결과, 가마터의 보존정비 및 활용 측면의 문제점을 파악하여 바람직한 역사문화경관을 제공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 가마터는 매장문화재 성격을 지니므로 경관 보존과 활용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연구는 문화재 성격에 따른 세부적인 기준 및 방향 마련의 필요성과 이러한 부분을 수행하는 주체로써 조경의 역할을 제시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